강원 김병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병수볼’은 김병수 강원 감독 특유의 축구를 일컫는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정의는 대부분 공격적이고, 빠른 플레이를 가리킨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수비에 방점을 찍었다. 강등되지 않기 위해 ‘선 수비, 후 역습’ 패턴을 선택한 게 강원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병수볼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 실체를 밝혀줄 실마리가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간한 ‘2019 K리그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병수볼의 요체는 볼 소유와 패스였다. 연맹 경기위원회는 “강원 선수들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간결한 패스를 통해 공격 작업을 펼치는 것에 능하다”고 평가했다.
강원은 볼 점유율 58%로 1부에서 최고였다. 우승팀 전북 현대는 55%다. 볼을 갖고 플레이를 한 시간은 평균 32분57초인데, 이 역시 1위다. 그만큼 강원의 볼 소유는 인상적이었다.
1부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팀도 강원이다. 경기당 572회다. 전방으로 향하는 공격 패스 성공률도 81%로 1위다. 유일하게 80%대의 정확성을 자랑했다. 분당 패스에서도 14.8개로 포항(14.9개)에 이어 2위다. 선수 개인별 능력도 탁월했다. 팀 내 패스 1위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총 2822회)이고, 2위는 수비수 신광훈(2156회)이다. 이들의 패스 성공률은 각각 92%, 86%인데, 1부를 통틀어도 1위와 3위다.
대신 패스 길이는 평균 18.4m로 12팀 중 가장 짧았다. 단거리 패스(139회), 중거리 패스(401회) 시도 횟수는 가장 많았고, 장거리 패스 시도 횟수(32회)는 리그 평균(33회)보다 적었다. 이는 짧은 패스 위주로 전 영역에 걸쳐 점유율을 높이는 스타일이었음을 의미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