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브레이크] 프로농구에서 마지막 공격 안 하는 게 미덕일까

입력 2020-01-16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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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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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와 서울 SK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15일 원주종합체육관. 경기 종료 직후 양 팀 선수들이 코트위에서 불편한 장면을 연출했다. 종료 직전 두경민이 던진 3점슛이 림을 통과해 DB가 94-82, 12점차로 이겼다. 승부가 이미 결정돼 DB가 마지막 공격을 안 할 것으로 예상한 SK 선수들이 느슨하게 수비하던 찰라 두경민은 3점슛을 버저비터로 넣었고, 세리머니까지 했다. 황당한 SK 선수들은 코트에 몰려나와 DB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잠시 대립했지만 이내 상황은 정리됐다.

DB 이상범 감독은 경기 종료 후 “SK와의 3번째 대결에서 큰 점수차(69-85)로 졌다. 상대전적이 3승1패로 앞서지만 잔여 2경기가 모두 원정이라 골 득실차를 생각해 마지막까지 공격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경민은 “골 득실차까지 생각해 공격했다. 복귀 후 첫 홈경기라 흥이 나서 세리머니까지 했는데 SK 선수들의 기분이 안 좋을 장면이다. SK 선배들에게 전화를 따로 드려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쟁점은 이미 승리를 확정지은 팀의 마지막 공격 여부다. 경기 종료까지의 잔여 시간이 공격제한시간(24초)보다 적게 남으면 승리가 확정적인 팀은 마지막 공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게 보편적이지만 끝까지 더 득점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정규리그 종료 시점에서 두 팀이 동률이 되면 상대전적이 앞서는 팀이 상위 순위를 차지한다. 6번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3승3패를 기록하면 두 팀간 골 득실차로 상대전적의 우위를 따진다. 이 때문에 큰 점수차로 앞서더라도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페이스를 늦추지는 않고 끝까지 공격해 득점을 쌓는 팀들이 있다.

10일에 열린 SK-전주 KCC전도 비슷한 경우다. SK는 경기 막판까지 계속 득점을 올리며 104-78로 승리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 후 “3라운드 KCC와의 경기에서 대패했다. 정규리그 맞대결 전적이 3승3패가 될 경우 공방율까지 생각해 끝까지 제대로 했다. 경기 종료 후 KCC 전창진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얘기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정답은 없다. 불문율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팀이 다 지키는 게 아니다. 당하는 팀은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어쩔 도리가 없다. 상호간의 예의가 중요하지만 승부보다 앞서지 않는 게 프로의 현실이다. 이 부분만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면서 상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보조를 맞추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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