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4월 이후 드라마·영화 제작 위기

입력 2020-03-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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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을 잠시 멈췄다 최근 재개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진제공|tvN

다중시설 이용 차질, 결방사태 우려도
영화 개봉 라인업 계획조차 못 만들어

올해 하반기 방송하려던 한 드라마 제작진은 최근 작업을 일단 멈췄다. 방송사 드라마 편성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촬영 시기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연기자는 드라마 편성이 흔들리면서 출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드라마 편성 및 영화 제작과 개봉에 장기간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진 탓이다. 더욱이 3월을 지나 4월, 심지어 5월 이후 시청자와 관객에 신작을 선보이려던 일정 역시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제작현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촬영 스태프와 출연진의 “안전을 위해” 2월 말부터 10일 동안 촬영을 멈췄다 최근 재개, 12일 첫 방송키로 하면서 일정을 맞췄다. 또 ‘하이바이, 마마!’ 등은 일부 스태프의 발열 등 의심증세로 촬영을 취소했다 음성 판정에 다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결방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편성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공항, 병원, 지하철역 등 다중시설 촬영 허가가 쉽게 나오지 않아 제작 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9일 “많은 드라마 제작진이 촬영 장면을 쓰거나 세트 녹화부터 먼저 진행하는 등 궁여지책을 동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기자들도 일정을 확정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쉼 없이 2∼3편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할 계획이었으나 편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논의를 멈췄다”면서 “광고 촬영 등 다른 일정도 그에 맞춰 짜야하는데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을 연기한 영화 ‘결백’. 사진제공|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영화계 상황도 심각하다. 이미 ‘사냥의 시간’, ‘콜’, ‘침입자’, ‘결백’ 등 한국영화와 ‘뮬란’,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외화들까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한 데 이어 4월 이후 상반기 개봉을 준비해온 영화들도 진행 방향을 논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9일 “지금은 개봉 라인업을 계획하는 것조차 무의미하다”며 “대안을 마련할 수 없어 무력감마저 든다”고 털어놓았다.

다중시설을 피하려는 분위기에 개봉작까지 드물어 텅텅 빈 극장가는 때마침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까지 겹쳐 고난의 시기를 맞고 있다. 주말인 6일부터 8일까지 역대 최저치인 20만명대로 추락해 반등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당장 관객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에 영화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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