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766억→384억’ 4년새 반토막 난 FA 시장, ‘물주 구단’은 없다

입력 2020-03-11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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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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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억2000만 원에서 384억2000만 원으로….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4년 만에 반 토막 났다. 힘겹게 폐장한 2020년 FA 시장은 구단들의 지갑이 예전만큼 헤프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내부 FA 고효준과 1년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별도의 계약금은 없고 옵션 2000만 원이 따로 존재한다. 이로써 올 시즌에 앞서 FA 권리를 행사한 19명 중 은퇴를 선언한 손승락(전 롯데)을 제외한 18명 전원이 도장을 찍게 됐다. 지난해 11월 4일 개장 후 127일만의 폐장이다.

금액을 살펴보면 얼어붙은 시장을 확인할 수 있다. 불과 4년 전인 2016시즌을 앞두고는 FA 21명이 766억2000만 원을 나눠받았다. 총액은 올해의 약 2배에 달한다. 2016년 정점을 찍은 FA 시장은 2017년(703억 원)~2018년(631억 원)~2019년(492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띄었다. 선수당 평균금액으로 따져도 올해 약 21억3000만 원으로 2013년(11명·242억6000만 원, 평균 약 22억 원)에 이어 7년 만에 20억대로 접어들었다.

최고액은 롯데와 2+2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한 안치홍이다. 보장액으로만 따졌을 때는 오지환(LG 트윈스)과 김선빈(KIA 타이거즈·이상 40억 원)이 가장 높다. 이들 모두 몇 년 전 시장이었다면 80억 원을 호가할 선수로 평가받았다. 물론 키스톤 내야수들이 한 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오긴 했지만, 구단간 적극적인 물밑 영입전은 없었기에 가격 경쟁이 크지 않았다. 이제는 전반적인 시장 가격 자체가 낮게 형성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팀을 옮긴 케이스도 안치홍(KIA→롯데)이 유일하다. 지난해 양의지(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에 이어 2년 연속 한 명씩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구단들은 확실한 대어가 아니면 지갑 열기를 주저한다. ‘패닉 바이’가 사라진 시장에서 높은 가격은 기대하기 어렵다. 선수 입장에서 최고의 ‘물주’ 노릇을 했던 몇몇 구단들이 합리를 추구하기 시작하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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