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시즌 도중 오재원에서 오재일로 주장 교체한 이유는?

입력 2020-09-09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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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5위 KT 위즈와 잠실 2연전 마지막 날인 9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뜻밖의 소식을 알렸다. “이제부터 시즌 끝까지 오재일이 팀의 주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보통 한번 주장이 정해지면 시즌 끝까지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두산은 이례적 선택을 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은 앞으로 김재호와 함께 뒤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재원이 이번 시즌 야구도 잘 안 되고 2군에도 오래 있어서 주장 자리를 버거워했다. 그래서 수석코치와 상의해 바꾸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전격적 결정인 듯 ‘오재일이 어떻게 이를 받아들였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 대신 김 감독은 “그동안 오재일이 부주장으로 많은 일을 해왔다. 그 밑에는 김재환이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은 이미 준비된 주장이고, 최근 팀 사정상 본인도 이런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의미다.

다른 종목보다 한 팀의 인원이 많기에 프로야구에선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주장을 경험했던 김 감독은 “주장이 힘들다. 선수와 구단,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잘해줘야 한다. 본인 야구도 하면서, 중간에서 소통하고 해줘야 할 역할이 많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팀 성적이 나쁘면 주장 얘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베어스의 초대 주장은 1982년 김우열이었고, 김 감독은 제10대 주장이었다. 2000년 이후로는 김태형~안경현~김민호~김동주~홍성흔~손시헌~임재철~오재원~김재호 등이 주장을 경험했다. 이 중 2012년 임재철, 2017년 김재호 주장 체제에서 이종욱, 김재환, 오재일 등이 임시주장을 한 적도 있다. 사정에 따라 임시주장 임명 또는 주장 교체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내가 주장을 할 때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지만, 그때와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인원이 많아져서 선수단 통솔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주장의 말 한마디에 팀 전체가 따르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의 진짜 역할을 강조했다.

잠실 |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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