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의현 “‘에이틴’ 계기로 배우 꿈 확신 생겼다” [화보]

입력 2020-09-23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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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영화 ‘로니를 찾아서’의 아역으로 데뷔해 앳되지만 야무진 연기로 눈길을 끌었던 류의현. 2018년 인기 웹드라마 ‘에이틴’의 차기현으로 활약하며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은 그는 올해 출연한 KBS 2TV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도 뜨거운 시청률을 자랑했으며 곧이어 영화 ‘아부쟁이’의 주연으로 스크린에서 모습을 비출 예정이다.

이번 화보 촬영에서 그는 자신 있는 애티튜드로 일관했다. 아이돌 못지않은 꾸러기미로 에너제틱한 무드를 뽐내는가 하면 청키한 실루엣과 함께 몽환적이면서도 잠재된 남성미를 발산했다. 이어 정제된 패턴 디자인의 수트 룩으로 차분함을 더하며 변주를 멈추지 않았다.

올 상반기 종영한 KBS2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서 문패밀리의 막내 문파랑 역을 훌륭히 소화한 그에게 100부작 주말극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물으니 “처음으로 시도한 긴 호흡의 작품이고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할 생각에 부담감이 엄청났다. 초반에는 낯을 가려서 선배님들께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박이 형과 우리 누나가 먼저 살갑게 잘 챙겨주셔서 연기 케미도 좋았고 행복하게 촬영을 마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9월 방영을 시작한 TV조선 ‘학교기담 - 오지 않는 아이’의 강동희 역으로 분한다. 캐릭터 설명을 부탁하자 “교생 실습에 나가 있는 수아(김소혜)의 취준생 남자친구 역을 맡았다. 연인인 수아를 사랑하지만 자격지심이 큰 탓에 말로만 걱정하고 참견하는 인물이다. 사실 캐릭터 자체의 성격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연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 배우 김소혜와의 호흡에 대해 “나도 많이 준비해갔지만 소혜 씨도 워낙 연기 실력이 탄탄하셔서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고 덕분에 오래된 연인 케미를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전했다.

공포물이다 보니 촬영장에서 오싹한 일화는 없었는지 묻자 “공포 신에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케줄 상 주로 야간 촬영이 많아서 현장이 어둑어둑했다. 한번은 귀신 분장하신 분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었는데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그 후에도 만날 때마다 여러 번 놀랐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2009년 영화 ‘로니를 찾아서’의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11년 만에 ‘아부쟁이’의 박건 역으로 첫 주연에 낙점되었다. 이에 “주연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감흥은 없었다. 그렇지만 캐릭터의 생활 위주로 돌아가는 작품이라서 약간의 부담감은 있었다”며 이어 “불량 학생들만 다니는 학교가 배경이기 때문에 간간이 액션 장면도 등장하는데 그중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를 때리는 장면이 있다. 시늉으로 충분했지만 의욕이 앞서 실제로 때렸더니 턱이 빠져서 응급실에 간 일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인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부쟁이’에 대한 소개와 관전 포인트를 묻자 “코로나 때문에 개봉 관련해서는 단언해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 워낙 평점 좋은 웹툰이어서 스토리가 크게 재편집되지 않았고 사회 풍자적인 장치들을 순화해서 유쾌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박건이 학교에서 사회로 나가는 마지막 부분을 눈여겨 봐달라. 보면서 인물의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는데 끝으로 갈수록 납득이 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액션 스쿨까지 다니는 노력을 기울인 그는 “운동을 좋아해서 이종격투기나 유도를 개인적으로 배워보기도 했지만 액션 신은 카메라 안에 담겨야 하는 일이라서 정말 힘들더라. 게다가 박치여서 동작을 맞추는 데도 애를 먹었는데 같이 출연하는 현배 형이랑 서로 때리는 장면에서 박자가 안 맞아서 안 다치기도 했다”며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아역 배우 출신으로 일찍이 배우에 뜻이 있었는지 묻자 “전혀 없었다. 어렸을 때 많이 내성적이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부모님께 연예인을 한번 시켜보는 게 어떻겠냐며 권유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님도 나도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매니지먼트와 연락이 닿아 키즈 모델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고 좋아서 그냥 계속했던 것 같다. 물론 도중에 사춘기가 와서 쉬고 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해온 크고 작은 커리어가 아쉬워 예고를 진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니면서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자신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로 캐스팅된 웹드라마 ‘에이틴’을 계기로 배우라는 꿈에 확신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에이틴’의 활약이 있기까지 긴 시간 배우로서 두각이 드러나지 않아 슬럼프도 당연 있었다는 그. “간간이 활동을 해왔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았고 연기를 해야 하는 동기도 없었다. 막연한 책임감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슬럼프도 일찍 겪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물었고 동기가 뚜렷해지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런 과정도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탓에 커리어에 지우고 싶은 흑역사도 있기 마련. 이에 “흑역사까지는 아니지만 민망했던 작품은 있다. 동생이 아홉 살 때 ‘에이틴’을 찍었는데 당시에 동생 친구들이 나를 보고 신기해하더라. 잘 보고 있다는 말도 없이 대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홀연히 가버려서 당황스러웠지만 동생이 자랑스러워하니 뿌듯하고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게 ‘에이틴’의 차기현 역으로 ‘2019 월드스타연예대상’의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류의현에게 ‘에이틴’은 배우로 성장하는 데 계단이 되어준 작품이라고. 캐릭터와 실제 성격은 얼마큼 비슷한지 물으니 “나 스스로는 차기현이 아니라고 부정했는데 주변에서는 그렇다고 하더라. 전에는 ‘기현이는 왜 이렇게 철이 없지?’ 싶어서 나랑은 다르다고 여겼는데 생각해보면 차기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편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보차기’ 커플 케미로 수많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고등학생 커플만의 풋풋함과 달달함을 연기하려고 정말 노력했다. 장면 안팎으로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일부러 모든 곳에서 분위기 메이커처럼 행동하고 다녔다”며 배우의 면모를 보였다.

모두가 한 단계 성장한 작품인 만큼 출연진 간 사이가 돈독하기로 자자하다. 이에 “다들 많이 바쁘지만 서로 안부가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면 자주 연락하고 연말에는 꼭 한번 만나려고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 카메오 촬영으로 보민이와 나은이, 수현이를 봤다. 승호 형은 동네가 가까워서 다른 사람들보다 자주 만나지만 요즘은 만남 대신 전화를 매일같이 한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처럼 학원물과 학생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그에게 새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와 배역을 묻자 “직급은 상관없고 회사원 같은 직장인을 연기해보고 싶다. 또 직접적인 액션 장면이 없더라도 액션물에 출연해보고 싶다. 물론 그런 배역을 맡으면 더 좋겠지만 참여하는 자체로 경험이 되니까. 사실 학원물은 자주 찍어봤기 때문에 연출에 어려움이 적지만 액션물은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쉽게 감이 오질 않아서 경험을 쌓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렇다면 오디션을 볼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물으니 “준비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류의현이라는 사람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연기 실력이 미흡하더라도 나라는 사람이 좋고 애티튜드가 바르면 캐스팅의 기회가 생길 수 있으니까. 연기 문제는 이후에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롤모델을 묻자 “존경하는 선배님들은 많지만 부분적으로 닮고 싶다. 또 누군가를 좇기보다는 내가 롤모델로 언급되었으면 좋겠다”며 이어 “물론 캐릭터 연구를 하다가 막힐 때는 캐릭터의 특성이나 분야에 전문 지식이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눈과 귀로 직접 보고 들은 것들만 연기하려고 하고 누군가에게 얻은 구체적인 답에 의지하기보다는 내가 이해한 대로 내 식대로 풀어가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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