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방향성 설명” 한화, 이용규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

입력 2020-11-05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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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5)와 결별한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이용규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2021시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이로써 이용규는 ‘자유의 몸’으로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2004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용규는 2015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2005년부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해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2008베이징올림픽, 2009·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등 KBO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인정받았다.


2013시즌을 마친 뒤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간 67억 원에 계약했다. 이후 2019시즌을 앞두고는 한화와 2+1년, 총액 26억 원의 조건으로 2번째 FA 계약까지 했다. ‘FA 재수’ 끝에 맺은 계약이라 한화와 이용규의 동행은 은퇴까지 지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1군에서 단 1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들이 거듭된 시즌이었다. 그해 3월 한용덕 전 감독의 기용방식에 불만을 품고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구단 내외부로 여러 잡음을 노출해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구단이 선수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였다. 징계는 8월에 풀렸지만,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기에 그해 1군 출전은 불가능했다.


이용규는 2020시즌부터 다시 1군에서 활약하며 120경기에서 타율 0.286, 1홈런, 32타점, 60득점, 17도루, 출루율 0.381을 기록했다. 그러나 2번째 FA 계약의 2년이 끝났고, 옵션을 채우지 못해 ‘+1’년은 보장되지 않았다. 올해로 계약이 종료된 상황에서 한화는 이용규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정 단장이 이를 5일 최종 통보했다.


한화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구단은 이용규와 5일 오후 개인면담을 가졌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충분히 설명했다.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최종 얘기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 46승3무95패(승률 0.326)로 창단 첫 10위의 굴욕을 맛봤다. 간신히 100패를 모면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추락하며 내내 100패 우려에 시달렸다는 자체가 수치다. 시즌 초반 한용덕 전 감독과 결별하는 과정에서도 소모적 잡음이 일었고, 시즌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사령탑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팀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타자이자 주장이었던 이용규와 결별하면서 내년 시즌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게 됐다.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베테랑 자원을 대거 정리하고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당분간 집중하기로 했다. 정 단장은 이용규 외에도 비슷한 연령대의 베테랑 선수들과 당분간 잇달아 개인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 구단에 벌써 겨울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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