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스타] 정규시즌 미운오리 오재원, 감출 수 없는 가을스타 DNA

입력 2020-11-05 2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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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준PO 2차전 경기가 열렸다. 2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오재원이 1타점 2루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을 스타 DNA. 두산 베어스 오재원(35)을 보면 알 수 있다. 2019시즌에 그랬듯, 올해도 가을야구를 시작하자마자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오재원의 치명적 매력이다.

오재원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 2차전에서 2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4일) 1차전 3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에 이어 연 이틀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PO행 티켓을 안겼다. 또 기자단 투표 67표 중 53표를 얻어 준PO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3년 총액 19억 원에 2번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첫 번째 시즌. 주장까지 맡았기에 그 책임감은 엄청났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6월까지 34경기에서 타율 0.290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이는 고스란히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0.232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고, 55일간(부상자명단 포함) 1군에서 빠졌다. 지나치게 부담을 느낀 탓에 주장 완장도 후배 오재일에게 넘겼다. 98경기에서 타율 0.164, 3홈런, 18타점에 그친 2019시즌과 비교해 조금 나아졌을 뿐 여전히 오재원의 이름값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2년을 보냈다. 부동의 자리였던 주전 2루수는 점점 최주환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가을 DNA만큼은 살아있었다. 최주환이 족저근막염으로 정상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준PO 1·2차전에 모두 오재원을 2루수로 기용했다. 크리스 플렉센-라울 알칸타라의 강력한 선발 원투펀치가 차례로 등판하는 만큼 수비에 주력하면서 오재원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오재원은 이틀간 4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사령탑의 믿음에 응답했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 기대가 컸는데, 공격까지 잘해줬다. 집중력 있게 잘해왔던 그 모습을 지금 보여주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2차전에서도 시작부터 펄펄 날았다. 0-0이던 2회초 2사 2루서 좌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타선이 6안타 1홈런 1볼넷으로 대거 7점을 뽑아낸 4회초 1사 1·3루에서도 좌중간 적시타로 추가점에 일조했다. 1·2차전서 모두 결정적 타점을 수확한 오재원은 시리즈 MVP로 선정되며 활짝 웃었다. 오재원이 특유의 가을 DNA를 제대로 발산하기 시작했다. 다음 무대는 9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하는 KT 위즈와 PO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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