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권경원부터 손준호까지…리딩 클럽다운 전북 현대의 이적 수완

입력 2021-0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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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K리그 사상 첫 4연패에 앞장섰던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손준호가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으로 이적했다. 구단 간 합의하에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50만 달러(약 60억 원)로 전해진다. 처음 300만 달러에서 시작된 협상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결국 2배 가까운 수준까지 올랐다. 전북은 2018년 이적료 10억 원에 손준호를 영입해 3년 만에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손준호의 이적소식에 축구계에선 “장사 잘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적을 위해 선수를 붙잡기보다는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는 한편으로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이 되는 이적료를 챙겼기 때문이다.

전북의 이적 수완은 이미 유명하다.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마케팅에서도 최고 수준에 올라서 자타 공인 리딩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축구계에서 흘러나온 정보를 종합하면 2015년 이후 100만 달러 이상의 이적료는 11명에 이른다. 이들의 이적료만 합쳐도 45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전북이 처음 거액의 이적을 성사시킨 건 2015년 1월 알 아흘리(UAE)로 떠난 유스 출신 권경원이다. 이적료는 200만 달러다. 이듬해 상하이 선화(중국) 유니폼을 입은 김기희의 이적료 600만 달러는 당시 K리거의 아시아권 이적료 중 최고액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2015년 7월 에두를 허베이 화샤(중국)로 이적시키면서 460만 달러, 레오나르도의 알 자지라(UAE)행으로 15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2018년 7월 이재성의 홀슈타인 킬(독일) 이적은 처음으로 유럽 무대로 보낸 케이스다. 액수는 150만 유로이지만 킬 구단 역대 최고 액수다. 이를 통해 전북은 유럽 이적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2년 전엔 김민재를 베이징 궈안(중국)으로 보내면서 600만 달러, 김신욱을 최강희 감독의 상하이 선화(중국)로 이적시키면서 600만 달러를 각각 챙겼다. 둘 다 전북 우승에 기여한 것은 물론이고 두둑한 이적료까지 안긴 효자였다. 지난해 초 로페즈의 상하이 상강(중국) 이적, 시즌 도중 김진수의 알 나스르(사우디) 이적, 그리고 이번에 손준호까지 합치면 1년 사이에 전북은 140억 원을 벌어 들였다.


전북이 이렇게 이적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건 구단의 방침 때문이다. 선수 가치가 인정받는다면 언제든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노력이 지난 5~6년 간 쌓이면서 전북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2020시즌 기준 K리그 구단별 연봉 총액에서 전북이 169억여 원으로 가장 높고, 선수 1인당 평균 연봉도 4억3000만 원으로 최고지만 전북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운영 방침 덕분이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전북의 운영 능력은 최고다. 홍보, 마케팅 할 것 없이 톱클래스”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를 사고파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덕분에 협상에서 조급해하지 않는 것도 최대 강점”이라고 귀띔했다. 한 에이전트는 “전북의 운영능력은 이미 아시아권 전체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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