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누적 적자로 매각 가능성 커
“사업 방향, 모든 가능성 열어둬”
LG전자가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사업 방향, 모든 가능성 열어둬”
LG전자는 20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매각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선 여러 차례의 매각설에도 매번 새 제품과 전략을 내놓은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에도 유지할 것’이란 전망과, 강한 부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봤을 때 ‘철수나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소부터 철수, 매각까지 모든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본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매각설이 나올 때만 해도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실제 철수나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6년 동안 누적된 적자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자원 운영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최근 몇 년 동안 이뤄진 사업구조 개선도 그다지 성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에도 야심 차게 내놓은 전략 제품 ‘윙’이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2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등 선두 기업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 통신 기기가 아닌 LG전자의 중요 차세대 사업군인 가전과 자동차 등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제품이란 점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연구개발 등 핵심 부문을 제외하고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로 최근 막을 내린 전자전시회 CES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 형태)폰 ‘롤러블’의 출시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