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리포트] “나는 대학교 1학년” 최주환은 ‘리셋’을 외쳤다

입력 2021-02-0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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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된 SK 최주환이 2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강산 기자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총액 4년 42억 원(계약금 12억 원·연봉 총액 26억 원·옵션 4억 원)에 팀을 옮긴 최주환(33)이다.

최주환은 SK의 공격력은 물론 약점으로 꼽혔던 2루수 자리까지 채울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카드였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선수의 마음을 움직였다. 풀타임 2루수로서 가치는 물론 열정과 성실함까지 모두 눈여겨본 결과였다. SK 류선규 단장은 “최주환은 타자친화적인 홈구장(문학구장)에서 활용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그의 열정과 성실함도 긍정적인 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장 이재원 등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SK만의 문화에 녹아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주환은 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서 시작한 캠프를 통해 새 둥지에서 힘찬 첫발을 뗐다. 동료들은 힘찬 박수로 최주환을 환영했다. 그는 2일 “새로운 팀에 왔다고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4월 정규시즌 개막에 컨디션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환은 SK가 2012년 조인성과 임경완 이후 9년 만에 영입한 외부 FA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도 크다. 정규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SK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렸다. 최주환은 “기분 좋은 일”이라며 “한 달 사이에 그렇게 많이 유니폼을 구매하신 줄은 몰랐다”고 활짝 웃었다.

SK가 신세계그룹에 인수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SK 유니폼이 그렇게 많이 팔렸는데, 새로운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나는 어차피 올해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왔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하면 된다. 다를 것은 없다. 물론 새 유니폼도 예뻤으면 좋겠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책임감도 남다르다. “결과는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한마디에 진심이 담겨있었다. 최주환은 “매 경기마다 기록을 쌓고 시즌이 끝났을 때 평가받아도 늦지 않다. 구단에서 보여준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민경삼) 대표이사님과 (류선규) 단장님, (김원형)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모두 보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FA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실 나도 많이 늦게 인정받았다”며 “처음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았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 안주하는 순간 선수로서 정체된다. (계약기간이) 4년이니 지금이 대학교 1학년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2차 FA까지도 노려보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1년 선배 최정(34)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겠다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이어 기자에게 던진 한 마디에 큰 울림이 있었다.

“FA로 왔는데, 설렁설렁 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선 안 된다.”

서귀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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