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 후 본격 첫 시즌, 롯데 투수 나균안으로 눈도장 찍을게요”

입력 2021-02-04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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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이 4일 경남 김해시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2군 캠프 훈련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동 | 최익래 기자

이제 5년차. 하지만 우여곡절이 참으로 많았다. 초고교급 재능을 갖춘 포수로 평가받았지만 팀 사정상 너무 이르게 1군에 올랐고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가장 큰 무기였던 자신감까지 잃었다. 이름도, 포지션도 바꿨다. 이제 포수 나종덕이 아닌 투수 나균안(23·롯데 자이언츠)이 첫 시즌을 앞두고 있다.


나균안은 지난해 부상으로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낙마한 뒤 투수로 전향했다. 시작은 어디까지나 분위기 전환 차원이었다. 그런데 투수로서 공은 물론 경기 운영까지 너무도 기대이상이었다. 나균안은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15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ERA) 3.29를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포수를 준비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올해는 비시즌부터 줄곧 투수로 몸을 만들었다.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스케줄을 보냈다. 4일 상동에서 만난 나균안은 “지난해까진 비시즌에 ‘이맘때쯤 타격훈련을 시작하면 되겠다’라는 루틴이 있었다. 투수로서는 겨울이 처음이었다. 상동까지 와서 선배들을 따라하려고 노력했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하며 바쁜 겨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투수로 전향했지만 타고난 하드웨어 덕에 별다른 통증도 없었다. 가끔 ‘알이 배기는’ 정도가 고작이었을 뿐 팔꿈치나 허리, 어깨는 멀쩡했다. 나균안은 “그전까진 리프레시 차원이었기 때문에 투수로 결과가 좋아도 마냥 만족하지 못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갈팡질팡했다. 그러다 후반기부터 ‘이제 진짜 투수로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투수 나균안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고 145㎞·평균 140㎞대 속구에 투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모두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여기에 경기 운영능력은 꾸준히 투수를 해온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본인도 놀랄 만큼 갑자기 투수로 바뀌었다면, 올해는 겨울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힘은 더 붙었다. 4일 올해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는데 공을 받은 포수들은 물론 코치들도 “공이 더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많은 짐을 혼자 견뎌야 했던 포수 유망주는 이제 마운드 위에 선다. 부담도, 의식할 것도 없다. 투수 나균안의 공을 있는 힘껏 자신이 앉아있던 홈 플레이트 위로 뿌리기만 하면 된다.

상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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