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버텨라!” ‘1588’ 간판 내린 포항 김기동 감독의 외침

입력 2021-02-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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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시즌 안정된 전력으로 리그 3위에 오르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낸 데는 ‘1588’의 공이 컸다. 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 등 외국인 선수의 이름 앞 글자를 딴 ‘1588’의 활약은 김기동호의 버팀목이었다. 이들은 포항의 팀 득점 56골 중 38골(68%)을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588’은 간판을 내렸다. 이적시장을 통해 일류첸코는 전북 현대, 팔로세비치는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오닐도 K리그를 떠났다. 이제 팔라시오스만 남았다. 최근 전지훈련지인 창원에서 만난 김기동 감독은 “지난해 히트를 친 1588이 해체되면서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새로 들어올 외국인 선수도 나쁘지 않다”며 안심시켰다. 최전방 공격수 보리스 타쉬(28·우크라이나/불가리아 이중 국적)와 공격형 미드필더 마리오 크베시치(29·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 이중 국적), 그리고 아시아 쿼터인 수비수 알렉산더 이안 그랜트(27·호주)가 새 얼굴들이다.

타쉬는 2년 전 영입을 추진했던 자원이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뒤스부르크에서 일류첸코와 함께 뛰었는데, 다른 구단과 먼저 계약하는 바람에 영입에 실패했다. 일류첸코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장신(192cm)이면서도 발재간이 좋다. 김 감독은 “기술이 있고 연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면서도 “득점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털어놓았다.

크베시치에 대한 기대도 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팔로세비치의 공백을 메울 예정인데, 활동량이 많고 팀플레이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팀 훈련에 합류한 그랜트는 높은 타점의 헤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왼발잡이로서 정교한 패싱력을 바탕으로 빌드업에 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걱정은 타쉬와 크베시치가 비자 문제로 팀 합류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사관의 비자 발급 업무가 지연된 탓이라고 포항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이번 주 안에는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주간 자가격리와 메디컬 테스트를 거친 뒤 팀에 합류하는 시점은 3월 초·중순이다. 정상적인 팀 훈련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 올 시즌이 2월말 개막하는 가운데 3월까지 새로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없이 치러야하는 포항으로선 시즌 초반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중요해졌다.

2019년 4월 지휘봉을 잡은 뒤 공격적인 축구로 위기의 포항을 구해내며 지난해 말 재계약에 성공한 김 감독도 이들의 늦은 합류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성공여부는 리그 적응력이다. 하루라도 빨리 K리그 환경에 녹아들어야한다”면서 “이들의 적응을 적극 돕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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