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서 서핑, 서해 일몰 감상…‘위드 코로나’ 시대 청정관광지로 뜬 양양과 을왕리

입력 2021-02-25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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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죽도해변 중심 서핑 성지로 자리매김
이국적 분위기, SNS채널 타고 MZ세대 어필
을왕리, 카페·섬 트레킹 등 다양한 관광요소
밀집공간 기피, 에버랜드·롯데월드 인기 하락



‘그들은 왜 양양과 을왕리를 찾았을까.’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여가생활의 중요한 테마였던 여행도 마찬가지다. 해외여행은 아직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국내여행 지형도 크게 변했다.

한국관광공사가 17일 오픈한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인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자료를 보면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의 여행지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지역방문자수는 2019년에 비해 평균 18%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곳은 오히려 방문자가 늘어나는 이례적인 인기를 보였다.

서핑의 인기와 MZ세대 입소문, 양양 서피비치


지난해 방문객이 늘어난 지역을 보면 강원도 양양군, 인천 옹진군, 밀양시, 전남 고흥군, 부산 기장군 등 코로나19와 관련해 청정관광지로 인식되는 곳들이다. 특히 양양군은 2019년 대비 10%나 방문객이 늘어났다.


양양의 인기는 이곳의 시그니처 테마가 된 서핑을 빼놓고 설명할 수가 없다. 미국의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서핑은 해외에서나 가능한 레저스포츠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제주, 부산 등에서 조금씩 즐기는 사람이 등장하더니,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동해의 양양이 죽도 해변을 중심으로 국내 서핑의 ‘성지’로 떠올랐다.

특히 새로운 놀거리나 유행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양양은 각종 SNS채널을 통해 이국적 분위기를 즐기는 ‘힙(hip)한’ 공간의 대명사가 됐다.



여름 성수기를 넘어 사계절 내내 양양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자 아예 서핑 전용해변까지 생겼다. 양양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800m 떨어진 ‘서피비치’는 1km 길이의 서핑전용 프라이빗 비치다. 서핑 외에 빈백존, 해먹존 등 색다른 휴식공간과 보헤미안풍의 펍, 라운지 등이 있어 마치 미국 LA 베니스비치나 호주 골드코스트 해변을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매력이다. 양양 서피비치는 이처럼 동해안의 새로운 매력을 창출한 점을 인정받아 문체부 선정 ‘2020 한국관광의 별’로도 선정됐다.

접근성과 다양한 관광선택지, 을왕리 해수욕장
관광지 유형별로도 국내여행은 명암이 엇갈렸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을 보면 밀집 또는 실내관광지인 카지노, 테마파크, 경마장, 과학관 등의 검색건수가 줄어, 관광지점 검색에서 늘 1, 2위에 오르던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인기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개방된 야외공간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자연관광지인 공원이나 바다의 검색건수는 증가했는데 여의도 한강공원과 을왕리 해수욕장의 인기가 급부상했다.



이중 을왕리 해수욕장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있어 원래 접근성이 강점인 관광명소다. 해안에는 서해 일몰을 감상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많고 무의도의 바다누리길, 장봉도 갯티길 등 트레킹 명소를 가진 주변 섬들로 쉽게 갈 수 있다. 인근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는 6가지 코스의 드라이빙 트랙 시승과 아이들을 위한 키즈 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도권에서 당일나들이를 할 때 구성원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청정여행지에 더해져 경쟁력 있는 매력요소로 부각됐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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