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만 들어가 준다면…” 203㎝ 장신 공격수 뮬리치는 성남을 구해낼까?

입력 2021-03-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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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성남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성남 뮬리치가 헤딩슛을 날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 시즌 성남FC의 팀 득점은 24골로 FC서울(23골)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했다. 27경기 체제의 K리그1(1부)에서 경기당 1골도 넣지 못한 셈이다. 팀 내 득점 1위는 나상호(7골)였고, 외국인 농사는 실패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걱정은 공격력이었다. 나상호와 양동현이 각각 FC서울과 수원FC로 둥지를 옮겨 창끝은 더욱 무뎌졌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이 선택한 카드는 장신(203㎝) 공격수 페잘 뮬리치(27·세르비아)다. 세르비아 1부 FK 노비파자르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독일, 벨기에,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무대를 거쳐 지난해 FK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전반기에만 9골을 기록했다. 힘과 제공권이 강점이다.

뮬리치는 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1라운드를 통해 홈 팬들에게 신고식을 했다. 답답한 흐름이 전개되던 전반 30분 홍시후와 교체 투입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유독 큰 키는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과는 합격점이다.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위치 선정도 좋았고,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괜찮았다. 후반 26분 제주 진성욱이 퇴장 당한 이후 성남이 펼친 거센 공격의 한복판에 뮬리치가 있었다. 특히 최전방에서 버텨줄 수 있는 힘이 돋보였다. 그가 중심을 잡고 서자 공격의 방향은 명확해졌다. 뮬리치가 공을 잡으면 홈 팬의 응원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이날 뮬리치는 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팀 슈팅수 10개의 절반이다. 그 중 2개가 유효슈팅인데, 팀 내 최다다. 그만큼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성남 김남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뮬리치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뮬리치가 투입되고 흐름이 우리 쪽으로 조금씩 넘어왔다. 데뷔전에서 임팩트 있는 경기를 보여줬다”면서 “뮬리치가 들어가면 공중 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뮬리치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 골키퍼 김영광도 “뮬리치는 훈련할 때도 엄청 위협적이다. 팔을 들었을 때도 손바닥에 뮬리치의 머리가 올 정도다. 상대 골키퍼들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결정력이다. 이날도 주도권을 쥐고도 골이 없어 비겼다. 김 감독은 “골 마무리를 해줬다면 탄력을 더 받았을 텐데 아쉽다. 앞으로 득점력만 보여주면 K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신 공격수 뮬리치는 골 갈증에 시달리는 성남을 구해낼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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