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근 기자의 게임월드] 넥슨, 아이템 확률 전면 공개…“유저 눈높이 맞출 것”

입력 2021-03-0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슨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모두 공개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이런 변화가 업계 전반에 대대적 변화를 몰고 올지도 주목된다. 사진은 넥슨 판교사옥. 사진제공|넥슨

‘게임업계 기준’ 넥슨의 파격 행보

‘메이플스토리’부터 전 게임 확대
올해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업계 아이템 투명화 분위기 확산
넥슨이 게임업계 최초로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캡슐형 아이템은 물론 유료 강화 및 합성 정보가 모두 공개 대상이다. 이는 업계의 자율규제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넥슨의 이런 행보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강화 및 합성 정보까지 공개

넥슨은 캡슐형 아이템과 유료 강화·합성 정보까지 전면 공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아울러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넥슨은 5일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을 우선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현재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의 유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향후 서비스할 신작게임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무작위’나 ‘랜덤’ 등 유저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용어 사용도 피하기로 했다. 확률과 관련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 연관된 확률표 등을 추가 제공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유저가 검증하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확률 내용을 유저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요소가 발견될 경우 빠르게 조치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은 연내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이정헌 넥슨 대표는 “이용자들이 게임을 대하는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것이 분명하다. 반성한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넥슨이 우리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로의 진정한 성장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경영진부터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

이번 사태는 지난달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를 업데이트하면서 아이템에 부여된 추가 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수정한다고 공지하면서 불거졌다.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동일 확률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냐”며 거세게 비판했다. 일부 유저들은 넥슨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비판은 다른 업체의 게임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확률 표시 의무화 등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을 내놓는 등 입법도 추진 중이다.

업계 1위 넥슨이 유료 아이템 확률을 전면 공개하기로 하면서 이제 그 외 다른 게임사들이 동참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넥슨과 함께 업계 선두 업체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이용자의 의견을 듣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다른 게임사들도 넥슨의 행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이번 넥슨의 행보를 유심히 보고 있다”며 “넥슨의 조치가 결국 업계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확률형 아이템이란?

확률형 아이템이란 무기 등 아이템을 뽑기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무작위로 주어지기 때문에 게이머는 사전에 어떤 아이템을 얻을지 알 수 없다.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지나치게 낮은 확률로 종종 사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