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만의 한일 친선 A매치가 25일 요코하마에서 열림에 따라 태극전사 차출 고민이 새 화두로 등장했다. 코호트 형태의 일주일 격리로 방역당국과 협의했으나 곧장 이어질 K리그 스케줄의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2011년 삿포로에서 열린 한일전.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5일 요코하마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고 10일 발표했다. 국제대회 경기가 아닌 순수한 평가전 형태의 한일전은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열린 경기(0-3 한국 패)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펼쳐질 A매치라 더 특별하다.
그러나 고민은 계속된다. 태극전사 차출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코로나19 시국에 한해 ‘5일 이상 자가격리가 필요한 경우, 구단은 A매치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임시규정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협회가 정부와 방역당국을 적극 설득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일주일로 줄이고, 형태도 코호트 격리로 조정했으나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표팀은 20~21일 K리그 경기를 마친 뒤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돼 출국했다가 26일 귀국한다. 그 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해 시작될 격리는 다음달 1일 끝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K리그 일정이다. 4월 2일 포항 스틸러스-대구FC전을 시작으로 K리그1(1부) 7라운드가 재개된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들이 많고, A대표팀 예비엔트리에 10명 이상 속한 것으로 알려진 울산은 4월 3일 성남FC와 원정경기가 잡혀있다. 정상 전력을 구축할 수 없다.
상황에 따른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K리그 관계자들은 “협회의 의지를 확인했으니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들의 긴밀한 논의와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난처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4월 말 예정이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가 6월로 연기돼 탄력적인 스케줄 조정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해외파 소집도 녹록치 않다. 대표팀 소집 규정에 따라 협회는 이미 이달 초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등 주요 유럽파의 소속팀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격리 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영국과 독일은 10일, 프랑스는 일주일을 요구한다. 손준호(산둥 루넝),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신욱(상하이 선화) 등이 뛰는 중국은 14일의 시설격리와 7일의 자가격리를 실행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