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

입력 2021-04-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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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판씨네마

직설적인 수상 소감에 외신 찬사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

직설적이면서도 재치 가득한 수상 소감도 빛을 발했다. 윤여정이 12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내놓은 말에 시상식 진행자는 당황했지만, 이를 지켜본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은 폭소했다.

이날 온라인 화상연결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자신이 호명되자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한국배우 윤여정이다”고 소개하며 영어로 말문을 연 그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했다”며 긴장과 기쁨이 뒤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어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특히 이번에는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인들로부터 좋은 배우로 인정받아 영광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며 박수를 받았다.

윤여정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수상 소감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는 “영국을 많이 방문했다”면서 “10년 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배우 펠로십 과정을 이수했다. 당시 영국인들이 고상한 척한다고 느꼈지만 나쁜 건 아니었다”고 솔직함을 드러냈다. 이어 “영국인들은 오랜 역사를 지녀 자존심이 강하다”고 부연했다.

미국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막히지 않았다. 윤여정은 “난 오스카나 영국아카데미상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면서 “난 한국에서만 유명하지, 국제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지금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묻지 말라”고 말해 또 한번 유머러스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처럼 윤여정의 거침없는 화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5일 미국배우조합이 주는 여우조연상을 받고 “동료 배우들이 선택해줘 더욱 감격스럽다”면서 “지금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영어가 맞냐?”고 물었다. 이에 윤여정과 경합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은 “완벽하다(perfect)”며 진심 어린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외신들도 윤여정의 ‘어록’을 전하며 찬사를 보냈다. 미국 영화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는 윤여정의 미국배우조합상 수상 소감에 최고점인 ‘A’를 주고 “감사함을 이보다 더 명확히 전할 수 없다”면서 “순수하고 정제되지 않은 정직함”을 극찬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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