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데뷔’ 백승호, ‘생생한 본능’ 쿠니모토…전북, 완성되지 않아 더 무섭네

입력 2021-04-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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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전북이 ‘완전체’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전북은 5-0 대승한 11일 인천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신입생’ 백승호(왼쪽)와 부상을 털고 돌아온 쿠니모토를 투입해 경기력을 점검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둘의 합류는 또 한 번 정상을 향한 전북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상승세가 매섭다.

K리그 통산 9회 우승 및 5연패를 노리는 전북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9라운드 홈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개막 9경기 무패(7승2무), 승점 23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2골·1도움을 올리며 개인통산 50골·53도움을 기록한 이승기, 역시 멀티골에 성공한 한교원, 도움 2개를 배달한 김보경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화제의 중심은 ‘다용도 미드필더’ 백승호(24)였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에서 성장한 백승호는 유학 지원을 이유로 ‘우선영입권’을 주장했을 뿐 이적작업에는 나서지 않은 수원 삼성이 아닌 전북에 입단해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이다. “컨디션은 90~95%, 전투력은 200%”라며 그의 출전을 예고했던 김상식 전북 감독은 후반 24분 백승호를 투입했다.

첫 술에 배부르진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진 보호와 공격 시발점의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다소 긴장한 듯 실수가 나왔다. 움직임도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K리그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이미 국가대표로 A매치를 소화한 만큼 기량은 검증됐다. 리그의 템포에 익숙해지고 팀의 리듬에 녹아들면 지금보다 훨씬 날카로워질 수 있다. 특히 윙포워드와 2선 공격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여러 위치를 소화할 수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김 감독은 개인면담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한 백승호의 데뷔전 포지션을 중앙 미드필더로 정했으나 고정 포지션은 아니다.

이날 전북 벤치는 또 다른 테스트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FA컵 결승전 도중 큰 부상을 입고 전열을 이탈했다가 회복한 ‘아시아 쿼터’ 쿠니모토(24)를 백승호와 함께 교체 투입했다. 쿠니모토는 공격진에 근접해 화력 지원을 담당했는데,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특유의 볼 배급과 날카로운 킥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2선 공격수와 중원에 어울리지만 팀 사정에 따라 측면 날개로도 뛸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백승호와 쿠니모토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예열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강팀의 진짜 힘은 탄탄한 선수층에 있다. 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부상, 퇴장 등 변수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포르투갈)이 이끈 지난 2년간 전북은 두껍지 않은 스쿼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 시즌의 전북은 다르다. 인천전에서 폭발한 이승기, 한교원, 김보경 등 기존 자원들에 더해 백승호와 쿠니모토가 최적의 페이스를 찾으면 한층 더 무서워질 수 있다. 여기에 군 전역을 앞둔 문선민(김천 상무)도 있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무서운 전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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