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핫 코너에서 움튼 미래…한동희·노시환, 서로에게 보내는 응원

입력 2021-04-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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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왼쪽)와 한화 노시환은 한국야구 핫 코너의 미래다. 스포츠동아DB

프로 유니폼을 입은 지 3,4년.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훨씬 더 남았다. 아무리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라도 마냥 ‘꽃길’을 장담할 수는 없다. 울퉁불퉁한 비탈길도, 큼지막한 장애물도 놓여있을 터. 한동희(23·롯데 자이언츠)와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은 서로에게 어려움을 함께 넘을 동반자다.

최근 야구대표팀 3루수 계보는 최정(34·SSG 랜더스), 황재균(34·KT 위즈), 허경민(31·두산 베어스) 등이 이어왔다. 모두 30대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1990년대생 선수들 중 리그 대표 3루수로 자리매김한 이들이 많지 않은 탓에 언제나 리그 3루수 랭킹에는 이들이 꼽혔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KBO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타이틀도 3명이 나눠가졌다.

잔잔히 흐르던 물에 큼지막한 바위 두 개가 던져졌다. 주인공은 한동희와 노시환이다. 28일까지 한동희는 21경기에서 타율 0.306, 4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6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19경기에서 타율 0.329, 6홈런, 24타점, OPS 1.068로 펄펄 날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많진 않지만 리그 3루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조정득점생산(wRC+), OPS 등 주요 타격지표 1,2위는 이들이 나눠가지고 있다.

경남고 1년 선후배인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 초고교급 3루수로 불렸다.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동희가 2018년 1차지명, 노시환이 2019년 2차 1라운드로 프로행에 성공한 이유다. 프로 2년차 시절만 해도 프로의 높은 벽에 막혀 잠재력을 맘껏 터뜨리지 못했지만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노시환은 “(한)동희 형은 성격이 차분하고 후배들을 위한다.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다. 실제로 동희 형이 입단 직후 경험한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준 덕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작 한동희는 “둘 모두 잘 안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지금 조금씩 잘 되어가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밝혔다. 선후배 관계를 떠나 서로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이라는 의미다.

한동희는 “(노)시환이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 나도, 시환이도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의 바람대로 한국야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좋은 선수로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격려를 보냈다. 노시환 역시 “ 형에게 배울 점이 많아 평소에도 영상을 챙겨본다. 잘하는 장면을 보고 배우려 노력한다. 항상 마음으로 응원한다. 같이 쭉 잘해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에 함께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바랐다.

핫 코너에서 한국야구의 뜨거운 미래들이 움트고 있다. 때로는 경쟁자, 때로는 동반자 관계로 이들이 써내려갈 이야기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겼을 뿐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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