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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6강 및 4강 플레이오프(PO·이상 5전3승제) 일정을 마치고 3일부터 전주 KCC-안양 KGC의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 시즌의 최강자 자리를 가리는 최고의 무대를 앞둔 상황이지만, 지난 한 주간 프로농구계는 음주 관련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지난달 30일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미디어데이 직후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기승호(36)의 후배 폭행 관련 재정위원회에 더 관심이 쏠렸다. 기승호는 지난달 26일 4강 PO 3차전에서 팀이 KGC에 패한 뒤 구단 체육관(경기도 용인) 식당에서 열린 팀 회식 자리에서 장재석을 비롯한 후배 4명을 때렸다.
사태의 발단은 음주였다. 4강 PO에서 탈락한 현대모비스는 구단 식당에서 술을 곁들인 회식을 했다.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 관련 사항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단체회식을 했기에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게다가 회식이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고 선수들이 술에 취하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KBL 재정위원회는 기승호에게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또 회식을 연 현대모비스 구단에는 1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기승호의 제명이 결정된 날, 서울 삼성의 A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는 사실까지 보도되면서 농구 팬들은 충격을 넘어 큰 실망감을 안았다. A는 지난달 7일 밤 음주운전 중 접촉사고를 냈다. 음주 측정 결과 A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됐다. A는 이를 구단에 알리지도 않은 상태였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이를 인지한 삼성은 1일 공식 사과문을 냈다.
KBL 최다 우승에 빛나는 현대모비스, 전통의 명가 삼성이 쌓아온 명성은 음주 관련 사태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졌다. 스스로는 물론 구단과 농구 종목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행동들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