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수베로 감독. 스포츠동아DB
수베로 감독은 19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향후 팀의 운영 방향에 작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수 육성에 특화된 그가 선수들에게 마냥 기회만을 주진 않겠다는 얘기가 요지였다. 수베로 감독은 “개막 후 리그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 시즌이 꽤 지난 시기라고 볼 수도 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플레이에 이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롯데를 12-2로 대파하기 전까지 한화는 3연패에 빠졌었다.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 속에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했다. 그는 “15년간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지도했는데, 선수마다 기량을 만개하는 시기는 다 달랐다. 그 시간이 짧은 선수도 있었지만,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선수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까지는 웬만하면 경기 중 대타, 대주자 등 작전을 거의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한화는 올 시즌에 앞서 전력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현재 1군 선수들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당장 눈에 띌 만한 팀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선수 구성이다. 시즌 초반 선수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강조한 수베로 감독도 계속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런 수베로 감독이 변화를 예고했다. 무조건적인 기회 제공은 없다는 메시지다. 19일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때린 베테랑 타자 이성열은 수베로 감독의 이런 메시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감독님께서 삼성 라이온즈와 홈 시리즈(5월 4~6일) 이후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신 것 같았다. 팀 분위기가 계속 가라앉아있어서는 안 된다. 좋지 않은 분위기가 남아있으면 어느 감독님이 오셔도 팀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부진한 모습에 고개 숙이는 것을 베테랑 역시 참지 못한 것이다.
한화는 올해 분명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리빌딩이라 당장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도 이제는 선수들에게 ‘자극’을 가하며 파이팅을 주문하고 있다. 책임감을 강조한 그의 메시지가 한화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