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올림픽 위해 선수가 소속 팀 설득? KFA가 나서라!

입력 2021-05-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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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6월 소집 명단(28인)이 최근 공개됐다. 이들은 31일부터 제주도에서 강화훈련을 하며 7월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를 향한 마지막 경쟁에 나선다. 당연히 모두 올림픽에 가는 것은 아니다. 28명 중 절반 이상은 탈락이 불가피하다. 김 감독은 냉철한 시선으로 선수들을 철저히 점검할 참이다.

물론 이들의 기량은 와일드카드(25세 이상·도쿄 대회 한정) 선정에도 영향을 끼친다. 가장 부족한 포지션에서 올림픽 출전연령(24세 이하)의 선수들을 엄선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된 예비엔트리 50명에서 와일드카드 후보군은 11명이다.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모든 포지션이 포함됐다.

당연히 해외파가 적지 않다.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정도를 제외하면 김 감독이 직접 언급한 적은 없으나 여러 선수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황희찬(라이프치히),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이 올림픽 출전 의지가 있단다. 그런데 걱정이 있다. 소속 팀의 차출 거부다. 유럽에서 올림픽 축구는 비중이 없다. 유럽 클럽 입장에서 2021~2022시즌을 대비할 프리시즌에 주축 선수를 A매치도 아닌, 올림픽에 파견하는 건 큰 고민거리다. 김 감독도 “올림픽 출전 의지는 (와일드카드 후보군이) 분명한데, 선수를 재산으로 분류한 유럽 클럽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수 의지’를 강조했는데, 이 점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어디까지나 선수의 의지는 부차적 요소여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가 구단 수뇌부와 감독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나 대한축구협회(KFA) 차원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KFA의 태도는 ‘관망’에 가깝다. 와일드카드 차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자꾸 이웃나라를 비교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개최국 일본은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 등 자국 A대표팀의 핵심 자원들을 와일드카드로 확정했고 6월 초 가나(올림픽대표)~자메이카(A대표팀)와의 2차례 친선경기부터 합류시킬 계획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과 프랑스 리그앙의 마르세유, 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를 일본축구협회가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면 KFA가 못할 것은 없다. 진작 나섰어야 할 일이겠으나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KFA 고위층이나 관련 담당자가 직접 현지를 찾는 정성도 보여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자국이 참여하지 못할 올림픽에 선수를 차출하는 데 부정적 반응이 돌아올 수 있으나 계속 접촉하고 부딪혀야 한다. 세상에 노력 없이 되는 일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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