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연출 권영일 극본 임메아리) 제작진이 ‘높은 시청률을 희망’하는 키워드 세 가지를 정리했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약칭 ’멸망’)는 사라지는 모든 것의 이유가 되는 존재 멸망(서인국 분)과 사라지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건 계약을 한 인간 동경(박보영)의 아슬아슬한 목숨담보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첫 방송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멸망’은 그나마 배우들 호연 덕에 현 시청률을 유지하는 가운데 제작진은 시청률 상승에 도움이 될 법한 키워드를 자체 정리헀다.
● 1. 소원
제작진은 “첫 번째 키워드는 ‘소원’이다. 소원은 동경과 멸망 인연을 맺게 된 매개체다. 자신의 생일날 인간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멸망은 그 순간 세상이 망하길 바라는 동경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이에 멸망은 세상이 사라지면 자신의 지독한 생 또한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동경의 소원을 이용하고자 했다. 100일 시한부인 동경은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고통 상쇄와 함께 다른 소원을 1개 더 들어주는 조건으로 멸망과 ‘죽기 전 세상의 멸망을 소원으로 빌겠다’는 계약을 했다. 하지만 동경은 계약을 어길 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는 말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계약을 지켜도, 어겨도 사랑하는 사람은 죽는다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후 동경은 멸망을 사랑하겠다 선포했지만, 멸망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그의 아픔과 따스한 속내를 알게 됐다. 결국 동경은 ‘난 널 죽이고도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멸망의 마음 또한 동경을 향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희생함으로써 동경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게 됐다. 이에 세상의 멸망을 소원하며 시작된 이들의 로맨스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 2. 화분
제작진은 “두 번째 키워드는 ‘화분’이다. 소녀신(정지소 분)은 흙 외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화분을 늘 애지중지 들고 다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소녀신은 동경이 화분에 무엇을 심었냐고 묻자, 자신도 무엇이 자랄지 모르겠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욱이 소녀신은 ‘꽤 공들이고 기다린 거라 좋은 게 피었으면 좋겠어요. 처음 심어 본 거라’며 강한 소유욕을 내비치는가 하면, 이상한 게 나오면 뽑고 다시 심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 3. 리셋
제작진은 “세 번째 키워드는 ‘리셋’이다. 지난 6화 엔딩에서 동경과 멸망은 애틋한 키스로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 찰나 ’시스템을 어지럽힌다면 잘못 프로그래밍 된 거겠지. 잘못된 건 삭제해야지. 혹은 리셋하거나’라는 소녀신 내레이션과 함께 멸망이 돌연 사라져버리는 엔딩이 그려졌다”고 전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시청률 하락과 무관하게 작품은 이미 입소문을 통해 ‘역대급 기대작 반열’에 올랐다는 식으로 자평했다. 매회 입소문을 유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작진 바람대로 이야기가 배우들 호연에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어차피 둘은 사랑인데’라는 예상과 평가를 뒤집고 보다 작품을 시청하거나 외부에 바라보는 이들이 박수 칠만한 명작으로 이야기를 끌어갈지 주목된다. 배우들 호연이 아깝지 않을 전개 여부는 이제부터 방송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진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