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리포트] 감독에게 물세례 하는 KT 신인, “우리 팀, 그만큼 젊고 분위기 좋아”

입력 2021-07-05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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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가운데)이 4일 수원 키움전 승리 후 김건형(왼쪽부터), 송민섭, 강백호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캡쳐 | KBSN스포츠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가 감독을 향해 물세례를 퍼붓는다. 당황한 감독은 웃으면서 “내일 선발에서 제외해야겠다”는 농담을 건넨다. 그러면서도 짐짓 행복한 표정은 감추지 못한다. 파죽의 8연승. KT 위즈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KT는 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2-3으로 승리하며 8연승을 질주했다. 단독선두 자리를 굳히는 중요한 승리.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4.1이닝 5안타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음에도 뒤이어 등판한 불펜진들이 잘 버텨줬고, 타선이 경기 중후반 대폭발하며 집중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 임했다. 이때 강백호, 김건형, 송민섭이 물병을 들고 이 감독에게 다가갔다. 물을 맞은 이 감독은 “(김)건형이를 내일 선발에서 제외해야 할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이 감독은 5일 “내 현역 시절엔 그렇게 물세례하는 게 없었다. 처음 받아본 것 같다”며 “지난해에도 (박)경수가 물을 한 번 뿌리려다가 말았는데 젊은 애들은 안 봐준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선수들이 ‘연승 루틴’이라고 얘기하더라. 이겨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 팀 분위기는 항상 괜찮다. 선수들이 한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등 부담을 내려놨다. 부임 초반만 해도 나부터 연승 결과에 연연하면서 쫓겼는데 이제는 선수들이 달라졌다. 편하게 야구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물세례의 주범 김건형은 “연승 기간 항상 해왔던 일이다. 감독님께서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강)백호를 필두로 (송)민섭이 형과 눈이 자연스럽게 맞았다. 지금 우리 팀이 그만큼 젊고 분위기가 좋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김건형은 5일 경기에서도 8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한다. 그는 웃으며 “선발로 나서게 돼서 다행이다. 더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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