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람이야?…주목받는 디지털 휴먼

입력 2021-07-11 18: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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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요즘 TV에 등장한 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인공은 신한라이프 광고에 나온 ‘로지’. 로지는 여행과 운동 등에 관심 많은 스물두 살의 여성이다. 광고에서 매력적인 춤솜씨를 자랑한 로지는 3만3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관심을 끈 것은 그가 실제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CG) 등으로 탄생한 ‘가상인간’이란 점이다.

SNS 인플루언서로 뜨거운 관심

가상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Z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이미 로지처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스타가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 스타트업이 만든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00만 명이 넘는다. LA에 거주하는 열아홉 살 여성으로 소개된 릴 미켈라는 인기 뮤지션이기도 하다. 릴 미켈라가 낸 음원은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라다와 샤넬 등 패션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릴 미켈라는 타임지의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엔 한국에서도 가상인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로지고, LG전자가 디자인한 김래아도 인기를 얻고 있다. 스물세 살로 서울에 살고 있다는 설정의 김래아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만 명이 넘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관련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 스타랩스의 ‘네온’이다. 지난해 CES에서 처음 공개한 네온 인공인간은 실제 사람과 같은 형상과 표정으로 사용자에게 반응하고 기억을 학습해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화된 뉴스를 전달하는 AI 앵커나 제품을 추천해주는 쇼핑 호스트는 물론 고객을 응대하는 점원도 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네온.




아이돌도 디지털 휴먼으로
스타트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수아’도 그 중 하나다. 수아는 동영상 콘텐츠를 틱톡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는 20만 뷰가 넘는 영상도 나왔다. 온마인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아의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등 비주얼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캐릭터의 생명력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에프엑스기어도 최근 디지털 휴먼 기술을 공개했다. 또 이를 활용한 첫 프로젝트 ‘디지털 아이돌’ 모바일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K팝 스타를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첫 프로젝트에는 차세대 K팝 스타로 주목 받는 아이돌 그룹 SF9과 BAE173이 협업한다.

가상인간 활용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활동의 공간·시간적 제약이 없고, 비용대비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과 메타버스 트렌드도 가상인간의 활용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G와 AI 등 기술적 진보가 더해지면서 적용 영역도 크게 다양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딥페이크를 악용한 디지털 범죄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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