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보다 명분 택했던 롯데, ‘완전체’ 후반기 향한 셈법

입력 2021-07-1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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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부상자들의 속출로 힘겨웠던 상황, 전반기를 어떻게든 버텨냈다. 후반기 도약을 위한 동력 확보에 4주의 휴식기는 충분할 전망이다. 투타를 가리지 않고 이탈했던 주축 선수들은 후반기 개막일에 맞춰 돌아올 수 있을 분위기. 롯데 자이언츠는 플랜B를 준비 중이다.


롯데는 전반기를 32승44패(승률 0.421), 8위로 마무리했다.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어느 정도 조정기를 거쳤고, 6월 이후 성적은 17승15패(승률 0.531), 같은 기간 4위다. 젊은 선수들의 공격적 기용으로 리툴링에 대한 희망을 조금씩 봤다는 사실이 전반기 가장 큰 수확이다.


6월 이후 상승세를 살펴보면 유망주들의 기용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마운드와 타선 가리지 않고 부상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개막을 앞둔 시점 전력과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살펴보면 내야수 딕슨 마차도와 정훈, 외야수 추재현, 투수 이승헌 최준용 김대우 박진형 등이 이탈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계획에 있던 유망주들을 투입했는데 이들이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5할 승률 이상을 이끌어냈다.


완전체 전력은 8월 이후에나 완성될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대처방안을 두고 11일 실행위원회, 12일 이사회가 열렸을 때 롯데로서는 시즌 중단에 찬성하는 게 실리적 이득이었다. 하지만 구단 차원에서 원칙을 근거해 중단을 강하게 반대했다. 비록 이사회 결과가 롯데의 의도대로 되진 않았지만, 후반기 복귀 전력을 생각하면 명분과 실리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부상자들의 회복을 위한 시간이 늘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나란히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던 불펜의 두 축 김대우와 최준용은 후반기 시작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최준용은 13일부터 불펜피칭을 가볍게 시작했으며, 이달 말 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 계획이다. 이상이 없다면 8월초 실전이 가능하다. 롯데 관계자는 “최준용은 프로그램 자체를 굉장히 여유 있게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라 돌다리를 두들기면서 건너는 중에도 후반기 개막 엔트리 합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대우 역시 13일 MRI 재검 결과 어깨가 회복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늦어도 8월 중순 합류가 예상된다.

롯데 최준용(왼쪽), 정훈. 스포츠동아DB


선발진의 미래로 꼽히는 이승헌은 주말쯤 불펜피칭을 시작할 참이다. 후반기 개막에 맞출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1군 8월 중순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잠시 쉼표를 찍었던 박진형도 어깨 보강을 마쳤고 후반기를 준비 중이다.


야수진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전반기 막판 마차도의 결장은 선수 보호 차원이 짙었다. 후반기 시작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허벅지 부상을 겪은 추재현도 재활 막바지 단계. 복사근 부상으로 빠졌던 정훈도 24일 MRI 재검 후 소견에 따라 기술 훈련 돌입 예정이다. 민병헌도 고질적인 팔꿈치 뼛조각 회복을 마쳤고, 13일 잔류군에 합류했다.

부상자들의 복귀가 무조건 상승세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전반기 분명한 소득 위에서 전력을 살찌우기에는 충분한 자원들이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받던 불펜에서 힘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확실한 명분을 주장했고, 이제 실리까지 챙길 차례다. 롯데의 후반기 셈법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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