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 ‘벼락 골’ 이동경-엄원상, 올림픽 김학범호에 에너지UP

입력 2021-07-13 2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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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한국 엄원상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용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0-1로 끌려가던 전반 34분, 아크 오른쪽 지역에서 이동경(울산 현대)이 시도한 왼발 슛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답답하게 흘러가던 경기 양상이 바뀐 순간. 1-2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까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한 한국은 엄원상(광주FC)의 과감한 중거리포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11분 상대 주포 맥 알리스테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동경의 날카롭게 벼른 한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9분에는 발렌수엘라에게 추가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 엄원상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이날 한국은 ‘전력유출’을 우려해 다소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그러나 크게 밀리진 않았다. 간간히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기도 했고, 기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거친 파울로 쓰러질 때조차 최대한 볼을 터치하려는 적극성을 보였다.

동메달 신화를 쓴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억하며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인 이동경의 왼발도 새삼 위력을 입증했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권창훈(수원 삼성), ‘막내’ 이강인(발렌시아)과 함께 남다른 왼발 능력을 갖춘 이동경이다. 김 감독은 앞서 “왼발잡이가 3명인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공격 2선의 중심에 선 이동경은 1-2로 뒤진 후반 13분 이강인과 교체될 때까지 줄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동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6월 스리랑카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 4경기 만에 데뷔포를 가동했던 그는 “올림픽 출전은 영광이다. (왼발이 우수한 선수들 중) 누가 투입되더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던 대로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

후반전을 맞이하며 측면 수비수 이유현(전북 현대)과 중앙 미드필더 정승원(대구FC)을 투입해 변화를 준 한국 벤치는 이강인과 함께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을 한꺼번에 내세우며 중원과 전방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결정적 찬스로 이어진 키 패스가 많지 않았고, 연계 플레이와 빌드업도 매끄럽지 못했다. 불필요한 실수도 나왔다. 특히 아르헨티나에 선제골을 내준 과정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원두재(울산)가 볼을 상대에게 빼앗긴 장면은 올림픽 무대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남다른 개인기로 무장한 상대의 공세를 침착하게 막고 집중력을 유지하자 기회가 찾아왔다. 아르헨티나가 다소 느슨하게 대처한 틈을 놓치지 않고 엄원상이 끝내 동점을 만들었다. 그 순간 한국 벤치에서 터진 큰 함성은 도쿄올림픽의 희망으로 느껴졌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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