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사진|네이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 김지수(21·경북체육회)도 생애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유도 종주국이자 본인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세계랭킹은 19위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안다리와 굳히기 기술을 앞세워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재목으로 손꼽힌다. 특히 재일교포 여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서는 사례가 처음이기에 ‘고베 신문’ 등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57㎏급에 나섰던 김잔디(필룩스)를 넘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만으로도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무대에선 김잔디가 이 체급에서 독보적인 강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지수는 슈쿠가와고교 시절 현 여자 52㎏급 세계 최강이자 일본 유도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아베 우타를 꺾은 경험도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큰 선수였다. 고베신문에 따르면, 아베는 “김지수는 강한 선수였다. 내가 1분 만에 패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 김덕제 씨의 헌신은 김지수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김지수가 6살 때 집의 창고를 개조해 도장을 만들고 딸의 성장을 도왔다. 지금도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싸우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몸에 스며들어 있다.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올해 4월 아시아-오세아니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 여세를 몰아 첫 올림픽에서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두 국가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초등학교 졸업 문집에 새겼던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실현할 준비도 끝났다.
김지수는 “근본적으로 정신력이 약한 편은 아니다. 대화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제시카 클림카이트(캐나다·세계랭킹 1위)를 비롯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 모두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매트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