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5시간 일정을 한달음에 달려온 상무 야구단.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오른쪽)은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박치왕 상무 감독은 "한마음으로 뭉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23일 고척에서 열린 맞대결 종료 후 인사를 나누는 두 사령탑.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020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23일 고척에서 열린 상무와 평가전에서 9-0으로 완승했다. 원태인~최원준(이상 3이닝)~차우찬~조상우~오승환(이상 1이닝)이 차례로 던진 마운드가 실점하지 않았고, 타선이 장단 11안타로 9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김 감독이 우려하던 실전 감각도 상무와 연습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
KBO리그가 11일을 끝으로 전반기 중단됐으니 최소 12일만의 실전이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긴 상무도 마찬가지였다. 상무의 마지막 실전은 3일 경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0일만의 경기였다. 여기에 편도 2시간30분의 원정 당일치기 일정. 그럼에도 스파링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했다. 김경문 감독이 경기 후 먼저 “멀리서 와 연습경기 파트너가 되어준 상무 팀 박치왕 감독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한 이유다.
경기 후 박치왕 감독은 “김 감독님께서 거듭 감사하다고 해주셨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야구인으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기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민들에게 기쁨과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보탬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박 감독은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음에도 경기 중후반 선수들에게 번트 사인을 내거나 전진 수비를 지시했다. 대표팀이 실전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리길 오롯이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박 감독은 “번트를 대면 그 상황에 맞는 포메이션을 실전에서 점검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전진수비를 하면 콘택트 스윙을 해볼 수 있다”며 “타자들은 오래 쉬다보면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 우리 팀 상대로 타격감이 올라온 것 같아 다행이다. 실전을 통한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설정했다. 도움이 됐다면 기쁠 것”이라고 밝혔다.
2021 김경문호의 첫 실전. 반대편 덕아웃에서 지켜본 김경문호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일각에서는 대표팀의 전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지만, 직접 맞붙었던 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박 감독은 “타자들의 경우 볼카운트가 2S로 몰려있어도 끝까지 하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대표팀 관계자도 ‘실전을 치르니 처졌던 분위기가 올라왔다’고 얘기하더라. 국제대회에서는 객관적 전력의 우세나 열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선수들이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얼마나 뭉치고 한 몸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대표팀엔 그런 모습이 느껴졌다. 충분히 좋은 성적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