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金4개로 마감’ 한국 양궁, 마지막까지 돋보였던 김우진의 품격

입력 2021-07-31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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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양궁의 올림픽 2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은 무산됐지만, 금메달 4개를 거머쥐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2020도쿄올림픽 양궁 최종일인 31일 일본 도쿄도 고토구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에 나선 김우진(29·청주시청)이 8강전에서 당즈준(대만)에 세트스코어 4-6으로 패하며 전 종목 석권이 무산됐다. 한국은 대회 첫날 혼성전(김제덕-안산)을 시작으로 여자단체전(강채영-장민희-안산), 남자단체전(오진혁-김우진-김제덕), 여자개인전(안산)을 모두 휩쓸며 전 종목 석권까지 노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김우진은 외로운 싸움을 했다. 동료 김제덕(17·경북일고)과 오진혁(40·현대제철)이 일찌감치 탈락한 탓에 홀로 16강부터 결승까지 버텨내야 했다. 16강전에선 무려 9발의 화살을 10점 과녁에 맞히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지만, 8강전에서 복병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김우진은 마지막까지 품격을 잊지 않았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있지 않다. 언제나 바뀐다”며 “그래서 더 열광할 수 있다. 내가 준비해온 것들을 전부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기분 좋다”고 밝혔다. 마지막 5세트에서 8점을 쏘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간 점에 대해서도 “8점은 내가 쐈지 누군가가 쏜 게 아니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전 종목 석권에 따른 부담감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우리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기에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다른 경기와 다르게 긴장하는 바람에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한국 양궁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이 2016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금메달 4개를 휩쓸었고, 그 중 2개는 김우진의 몫이었다. 그는 “리우올림픽 이후 세계적으로 하눅 양궁이 약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런 것들을 밟아버린 것 같다”고 외쳤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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