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2’ 박주미 “시장가면, 남편이 바람피우는데 힘내래요”

입력 2021-08-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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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주미는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2를 연기하는 9개월 동안 설렘만 가득했다”고 돌이켰다. 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데뷔 30주년 앞둔 박주미 ‘결혼작사 이혼작곡’으로 제2전성기

영어부터 아랍어 댓글까지 신기
해외팬들 관심에 인기 실감 나죠
40대에 매력적인 역할 맡아 감사
아들 졸업식 못 가고 대사 외웠죠
“제 ‘연기 나무’에 이제 막 푸른 잎이 돋았답니다.”

배우 박주미(49)는 데뷔 29년 만에 “연기의 재미를 배워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8일 종영을 앞둔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이 “배움터”였다. 극중 남편 이태곤의 불륜으로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겪는 라디오 프로그램 PD 역을 맡고 시청자 앞에 섰다. 주연으로는 2016년 MBC ‘옥중화’ 이후 5년 만이다.

5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박주미는 “인생 최고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종영 인터뷰를 하는 것도 5년여 만이에요. 오랜만인데다 뜨거운 사랑을 받고 드라마를 마치게 돼 감격스럽죠. 그동안 ‘이게 인기구나’ 하고 생각했던 감정을 전부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는 느낌인 걸요. 시장 상인들까지 ‘남편이 바람피우는데 힘내’라면서 덤을 얹어 주시더라고요. 엄청 신기했어요.”

드라마가 넷플릭스로 전 세계 이용자에게 공개된 덕분에 개인 SNS에는 영어부터 아랍어까지 각국의 언어로 댓글이 달렸다. “만국 공통인 사랑, 불륜, 이별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면서 해외 무대에 대한 호기심도 드러냈다.

“사실 40대에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야기를 온전히 이끌어갈 기회는 흔치 않아요. 두 말 할 필요 없이 감사드릴 일이에요. 해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윤여정 선생님, 멜로 연기를 펼친 고두심 선생님을 보면서 최근 더욱 다양해진 무대를 실감해요. 저에게도 해외 시청자들이 ‘동안 비결이 도대체 무엇이냐’면서 엄청나게 물어봤다니까요? 하하하!”

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압도적인 대사 분량도 “잊히지 않는 추억”이 됐다. ‘막장 대모’로 꼽히는 임성한 작가의 강렬한 개성은 “파격이 아닌 실험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잠자는 순간에도 머리맡에 대본을 뒀어요. 자다가도 불현듯 대사가 생각이 안 나면 눈 떠서 바로 불을 켜고 들여다봤죠. 그야말로 ‘올인!’ 정말 다 쏟아 부었어요. 오죽하면 대사 외운다고 큰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에도 못 갔을까요. ‘내게 정말 좋은 기회이니 열심히 하고 싶다’는 뜻을 남편과 두 아들 모두 깊이 이해해줘서 고마웠어요.”

안타깝게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가족과 드라마를 함께 보지는 못했다. “야한 장면 하나 없는데 괜히 민망해서”였단다. “아유, 남편이랑 어떻게 같이 봐요!”라며 깔깔 웃는다.

“사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 아이가 죽거나 유괴당하거나 남편에게 배신당하는 캐릭터는 도저히 연기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거절한 작품이 셀 수가 없어요. 40대를 지나고 보니 ‘드라마 주인공은 극적일 수밖에 없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비로소 다양한 연기의 매력에 눈뜬 거죠. 이후에는 정말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어요.”

“여러 시도 속에서 변신을 시도해가는 모습이 참 멋있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이제는 “내가 잘 걸어왔구나” 확신이 생겼다.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뛰어야죠. ‘극소심주의자’라서 돌다리도 열 번은 두드려보고 가는 스타일이지만, 현재 느끼는 연기의 재미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늦지 않게, 곧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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