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베토벤, 슈베르트, 멘델스존, 브람스에 이어 슈만 전곡 연주
9월 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
“연주회 앞두고 마치 배우처럼 작곡가의 삶과 음악에 파묻혀 살아”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나머지 일상마저 변해버린 배우 같다. 연주회 날짜가 잡히면 그는 꼭 배우처럼 산다. 배우에게 몰입의 대상인 배역이 있다면, 그에게는 작곡가가 있다.9월 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
“연주회 앞두고 마치 배우처럼 작곡가의 삶과 음악에 파묻혀 살아”
연주회에서 관객 앞에 선보일 작곡가의 삶 속으로 가급적 깊숙이, 샅샅이 들어간다. 악보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기에 작곡가의 평전과 서신을 뒤지고, 그가 남긴 작품들을 듣고 또 듣는다.
첼리스트 이정란은 “그렇게 몇 달을 온전히 작곡가의 삶과 음악 속에 파묻혀 지낸다”고 했다. 이정란에게 연주자는 세상을 떠난 지 수백 년이 훌쩍 넘은 이들과 나름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만나야 하는 존재다.
이정란은 한국 클래식 음악사에 굵고 깊은 획을 그어가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어느덧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전곡 프로젝트’는 연주자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인내와 용기, 열정과 집중력을 요구 아니 강요하는 기획이다.
이런 시리즈의 강을 이정란은 이미 다섯 개나 건넜다. 바흐(2015), 베토벤(2017), 슈베르트와 멘델스존(2019), 브람스(2020)라는 이름의 강을 뒤로 했다.
이제 전곡 프로젝트 여섯 번째 시리즈의 주인공은 슈만이다. 이정란은 9월 5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슈만, 낭만의 자서전’이란 타이틀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1부와 2부를 통해 이정란은 슈만이 첼로를 위해 작곡한 작품 전곡을 연주한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반주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품들을, 2부에서는 첼리스트 이경준 윤석우 남아연의 앙상블 반주로 첼로 협주곡 a단조 Op. 129를 들려준다.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된 원곡을 리처드 클렘이 4대의 첼로를 위해 편곡한 버전이다.
이정란은 “작곡가들이 살았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세세한 감정들까지 공감하려 노력하고,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일은 음악가가 경험하는 일 중 단연코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정란이 언급한 ‘음악가의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작업’을 객석에서 확인하는 일은 관객의 온전한 몫이자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9월 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그 매력의 무대가 낭만의 베일을 벗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