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2’가 진부해? 시즌제 태생적 한계에 봉착

입력 2021-08-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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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2’ 의대 동기 5인방. 사진제공|tvN

시청률 12%대불구 비슷한 전개 지적
“시즌제 이해 부족·인물 비중 변화 없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SBS ‘펜트하우스’ 등 시즌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경계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드라마 인기와는 별개로 시즌 지속성에 대한 시청자 우려가 나온다. 속성상 이전 시즌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현재 방송 중인 ‘슬의생2’은 최근 12%대(이하 닐슨코리아) 시청률로 ‘펜트하우스3’에 이어 미니시리즈 순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종영한 시즌1과 비교하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시간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즌1과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는 글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

방송가에서도 시즌3 제작은 당분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정석·전미도 등 주인공들이 이미 다른 차기작을 결정한 데다 ‘서울대 99학번 의대 동기’ 5인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선이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에 대한 반응도 다르지 않다. 시즌3에 접어들면서 더욱 악화한 개연성 부족 문제가 무리한 시즌 연장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시즌3까지 이야기를 늘리면서 인물관계가 복잡하게 꼬였고, 이로 인해 재미도 반감됐다는 불만 섞인 반응이 많다. 지난달 종영한 tvN ‘보이스4’ 등 또 다른 시즌제 강자들도 이전보다 못한 성적으로 퇴장했다.

전문가들은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제작진의 이해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29일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다양한 캐릭터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시즌제의 장점이자 지속성을 위한 요소”라면서 “미국·영국 등 시즌제가 이미 자리 잡은 해외에서는 캐릭터 비중이 시즌마다 다르다. ‘슬의생’ 등은 전 시즌과 비교해 중심 캐릭터에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시즌을 이어가려면 색다른 등장인물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월화·수목 등 일정한 방송시간대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드라마를 제작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시즌제를 지속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일부 연기자와 연출자에게 일이 몰리는 시스템 안에서 한 작품에 ‘올인’하는 건 큰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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