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브리핑] “아쉽지만…” 김광현 후 세 번째 SSG 신인기록, 장맛비에 무산

입력 2021-08-31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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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SSG 1차지명자 김건우의 등판 기회가 비에 씻겼다. 하지만 사령탑은 ‘다음‘을 언급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아침부터 내리는 장대비. 현실적으로 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느낄 정도로 빗줄기가 몰아치면 경기에 나설 선수들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선수들, 특히 당일 선발투수는 그날 경기에 맞춰 준비했기 때문에 경기를 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31일 인천에 내린 비는 1차지명자 김건우(19)의 등판 기회를 앗아갔다.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 SSG의 팀간 11차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당초 예고된 선발은 NC 드류 루친스키-SSG 최민준. 이들은 모두 이튿날인 9월 1일 등판한다.
취소를 앞둔 시점, 김원형 감독은 “선수 입장에서는 차라리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게 좋다. 경기 전 비가 오락가락하면 불펜투구나 캐치볼을 해야 한다. 몸을 풀어둔 상태라면 순서가 넘어갈 수도 있다. 오늘은 ‘내일을 준비하자’는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당초 최민준을 31일 투입하고 1일 더블헤더에 이태양과 김건우를 준비시켰다. 하지만 31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태양과 최민준이 그대로 나서게 됐다. 김 감독은 “아쉽지만 (김)건우는 다음 기회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물포고를 졸업한 김건우는 2021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SK의 마지막 1차지명자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진 기량이 출중한 좌완투수로 평가받았다.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프로 적응 중이었다. 당장 1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한 번 1군에 다녀간다는 것만으로도 김건우에게 큰 동기부여일 터였다.

최근 신인육성 트렌드는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2군 담금질 시간을 주는 쪽으로 기울었다. SSG 1차지명 유망주가 입단 첫해 1군에서 선발로 나선 것은 SK 시절 포함해도 손에 꼽는다. 2007년 김광현(20경기·13선발) 후 기준으로는 2010년 문광은(12경기·2선발), 2020년 오원석(8경기·1선발)뿐이다. 김건우가 김광현 후 세 번째 주인공이 될 기회가 비로 날아간 셈.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김 감독이 처음 기회를 예고한 것도, 다음을 언급한 것도 김건우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에 가능하다. 또 다른 기회는 분명 김건우를 기다리고 있을 터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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