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정주행 러시…살벌한데 공감가네

입력 2021-09-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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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속 안준호 이병 정해인(맨 왼쪽) 등 사병들이 얼차려를 받는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탈영병 추적 헌병대 이야기 화제
2014년 군 현실 적나라하게 묘사
“내내 숨이 턱턱 막혔다”면서 “불편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PTSD가 왔다”면서도, “정주행”하고, 불편한 만큼 “너무 진짜 같고, 너무 공감된다”는 이들이 넘쳐난다. 기어이 “눈물이 났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8월27일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6회분을 “정주행”한 이들이 SNS를 통해 드러낸 시청 소감이다. 이들은 드라마가 그려낸 부조리한 ‘정밀화’에 탄복하며 “진심 시즌2까지” 기대하고 있다.

“현실 고증!”
‘D.P.’는 탈영병 추적에 나선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의 이야기. 이병 안준호(정해인)와 상병 한호열(구교환)을 중심으로 동료 사병들과 군 간부들의 모습을 그린다.

드라마는 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도 고발한다. 일명 ‘하이바’(헬멧)를 든 채 ‘기마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얼차려부터 코를 고는 후임병의 얼굴에 방독면을 씌우고 물을 들이붓거나, 바지를 벗겨낸 채 음모를 불로 태우려 하거나, “로열젤리”라며 후임병의 입 안에 침을 뱉어내려는 선임병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를 지켜보며 SNS를 통해 시청 소감을 밝힌 이들은 대부분 ‘군필자’들이며 ‘예비역’ 남성들이다. 자신들이 겪은 과거 군 복무 경험을 떠올리며 드라마가 그려낸 상황에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는 원작 웹툰 ‘D.P. 개의 날’의 김보통 작가가 D.P병으로 복무했던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이다.

일부 여성 시청자도 “진짜 저럴까 싶다가 진짜로 저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군 복무 중인 오빠 생각이 난다”며 현역 장병들을 위로하는 댓글을 SNS에 올렸다.

“수통, 1953년”…“고치려, 바꾸려 해도”

드라마는 안준호와 한호열이 쫓는 탈영병들의 사연에도 주목한다. D.P병 출신 한 누리꾼은 “수백건의 탈영 동기를 들었지만, 대부분 나름의 사연을 가졌다”고 썼다. 상당수가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를 견뎌내지 못한 채 군무이탈한 이들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는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많은 시청자의 공감 속에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본 콘텐츠’ 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드라마 속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은 SNS 시청 소감이 보여주듯 국내 시청자의 것일 수밖에 없다.

극중 다정다감하기도 했지만 끝내 부대를 뛰쳐나간 탈영병은 “수통에 적힌 날짜가 1953년”이라며 차갑게 웃는다. 쉽게 바뀌지 않는 폭력적 현실에 대한 냉소이다. 한 시청자는 “내가 썼던 수통은 1921년제였다”고, 또 다른 이는 “고치려 해도 안 되고, 바꾸려 해도 안 되고”라고 썼다.

드라마는 2014년의 ‘현실’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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