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로봇이 뇌졸중·파킨슨병·척수손상 환자 돕는다”

입력 2021-09-06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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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기능 2.2배 균형감각 1.2배 향상
-스위스 개발 해외 2000년대 초 도입
-“조기 보행치료 시행, 치료 질 높여”
로봇보조 보행치료는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1999년 스위스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해외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재활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용했다. 20년간 많은 연구에서 로봇보조 보행치료의 안정성과 효과성이 입증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로봇보조 보행치료에 대한 인식이 낮고 도입도 미진하다.

보통 로봇보조 보행치료는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척수손상에 의해 편마비, 사지마비, 하지마비 등이 발생한 환자들의 보행을 돕는다. 발병 6개월 이내 시행하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산백병원이 13명의 불완전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보조 보행치료 시행 결과를 연구한 결과 보행 속도와 보행 거리, 균형감각, 혼자 걸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보행기능’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시행하기 전 보다 보행기능은 2.2배, 균형감각은 1.2배나 향상됐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한 병원에서 16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시행한 결과, 보행기능은 73%, 균형감각은 35% 호전됐다.

로봇보조 보행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보행 훈련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조기 보행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보행 패턴 훈련을 반복해서 시행할 수 있다. 하지재활로봇 종류에 따라 평지걷기훈련 외에 계단 오르내리기 훈련도 가능하다. 환자의 근력과 균형감각, 보행능력에 따라 로봇보조 보행치료의 단계를 조절해가며 훈련한다.


하지재활로봇은 허벅지와 무릎, 발목관절 움직임을 로봇이 모두 제어하는 ‘외골격형’과 발판의 움직임으로 보행패턴을 만들어내는 ‘발판구동형’으로 구분한다. 뇌졸중, 척수손상환자 등에게 시행된 여러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두 형태 로봇 모두 보행기능 향상 효과를 보였다.

모든 환자가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잠깐이라도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근력과 균형능력이 있어야 치료를 도입할 수 있다. 또 인지기능과 언어기능이 뒷받침돼야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유지현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로봇재활치료실) 교수는 “근력 및 균형능력 저하 정도가 심해 치료사의 신체적 지지만으로는 보행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환자도 로봇의 도움으로 조기에 보행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하지재활로봇은 하지관절제어나 발판움직임을 통해 정상 보행패턴을 만들어 줘 기존 보행치료에 비해 보행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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