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익수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서울은 6일 “박진섭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강명원 단장도 사임했다. 후임은 안익수 감독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은 광주FC를 K리그1로 승격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올 시즌 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초반까지는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중반 이후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최근 6경기 무승(1무5패)의 부진에 빠지며 다이렉트 강등을 당할 수 있는 최하위(승점 25)까지 떨어졌다. 그는 5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3-4로 패한 직후 “다음 경기는 생각하지 않았고, 오늘 경기만 바라봤다“며 이별을 암시한 바 있다.
후임인 안 감독은 2010년 수석코치로서 넬루 빙가다 감독(포르투갈)을 보좌해 서울의 K리그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이후 부산 아이파크(2011~2012년), 성남FC(2013년), 20세 이하(U-20) 대표팀(2015~2016년)을 거쳐 최근까지 선문대(2018~2021년)를 이끌었다.
다만 프로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었던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서울의 결정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안 감독은 선문대를 이끌고 대학무대를 제패한 것을 제외하면 감독으로서 정상에 근접한 적이 없다. 부산, 성남에선 중위권에 머물렀고, U-20 대표팀에선 성적 부진 탓에 중도 사퇴했다.
축구철학 측면에서도 서울과 어울리지 않는다. 안 감독의 계약기간은 3년이다. 올 시즌 당면 과제인 잔류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팀의 미래를 맡긴다는 의미다. 안 감독은 대학무대에서 역습축구로 성과를 냈지만, 서울은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팀이다.
아울러 안 감독은 ‘강성’ 이미지가 강하다. 일부 스타급 선수들의 튀는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현재 서울의 주장 기성용과는 껄끄러운 과거도 있다.
부산을 이끌던 2012년, 안 감독은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이자 팀의 핵심인 박종우를 2군으로 보내며 “투지를 잃었다. 요즘 기성용처럼 축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성용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처럼 공차면 2군에 가는 거냐?”며 저격성 글을 남겼다. 2013년에는 안 감독이 SNS로 최강희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을 저격한 기성용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