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거금을 들여 지민의 사진으로 뒤덮은 비행기(사진)를 띄웠다가 웨이보 계정이 차단되는 등 중국 내 케이팝 팬 문화 위축 우려가 나온다. 사진출처|웨이보
웨이보·QQ뮤직 등 자율적 행보
소통 차단…음반 수출 감소 우려
중국 당국의 연예인과 팬덤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와 관련해 현지 유력 온라인 플랫폼들도 자율 행보에 나섰다. 한한령으로 한류 스타와 팬덤 중심의 한류 콘텐츠가 제한적으로나마 유통돼온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소통 차단…음반 수출 감소 우려
최근 중국판 SNS인 웨이보를 비롯해 QQ뮤직, 더우인 등 유력 온라인 플랫폼들이 자율적인 스타 팬덤 규제를 선언했다. 온라인을 통한 모금 활동, 악성 루머 유포, 인위적 조회수·인기 순위 올리기, 연예인 개인 정보 공유 등이 대상이다. 이를 어길 경우 관련 계정은 폐쇄나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앞서 방탄소년단 등 한류 톱가수들의 21개 웨이보 계정이 무더기로 운영 정지당했다. 또 음원 차트를 운영해온 QQ뮤직은 한 명의 이용자가 한 개의 음원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는 현지 당국의 ‘홍색 정풍’(연예계 정화운동)과 무관치 않다. 중국 당국은 “정치적 소양과 도덕적 품행, 사회적 평가 등을 기준으로 한 방송·인터넷 시청 플랫폼 출연자 선정”하고, “불법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배제”하는 등 엄격한 규제에 나섰다.
이에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경계심이 높아가고 있다. 주한중국대사관이 이 같은 규제가 한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한류 팬덤의 활동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한 가요관계자는 “그동안 음원 등 중국 팬들의 구매 효과가 작지 않았다”면서 “한한령 규제로 현지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그나마 팬들과 소통해왔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된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다만 한국 대중음악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0 한류백서’는 한국 대중음악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일본과 중화권 수출액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고 썼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도 지역별 실물 음반 수출 비중에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이 2017년 92.6%에서 이듬해 85.2%, 2019년 77.2%에서 지난해 75.8% 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북미와 유럽 지역 수출이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측의 규제가 한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