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전 0.526’ 거인킬러 이정후, 타격왕 수성모드로 완벽 전환

입력 2021-09-26 17:2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6일 서울 고척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무사에서 키움 이정후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26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고민이 깊었다. 25일 경기에서 좋지 않았던 박병호와 김혜성의 컨디션이 이날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결국 두 야수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근 날카로운 타격감으로 타선을 이끌던 두 타자가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만큼 키움으로선 손실이 컸다. 그러나 홍 감독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혼자만의 능력으로도 거인을 쓰러뜨릴 선봉장이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3)였다.

이정후는 이날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전날까지 시즌 타율을 0.364로 끌어올린 그는 어느덧 타격왕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2위인 KT 위즈 강백호와 격차도 조금씩 벌리기 시작하는 분위기였다.

홍 감독은 “개인 타이틀은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이는 팀한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며 이정후의 타격왕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곧 팀에 좋은 영향과 결과로 나타났다.

2021년의 이정후는 롯데에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13경기에서 타율 0.491, 1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맞대결한 9개 팀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롯데를 상대로 뽑아내고 있었다.

이날도 예외는 없었다. 오히려 상대 타율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3회말에는 우월 2루타, 4회말에는 우중간 2루타를 잇달아 터트렸다. 5회말에도 우전안타를 추가한 그는 4타수 4안타의 불꽃같은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7회말 타석에서 대타 변상권으로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팀이 이미 홈런 4방을 앞세워 5회까지 롯데에 11-2로 크게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4안타를 보탠 이정후의 올 시즌 롯데전 타율은 0.526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거인 킬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시즌이다. 이정후의 활화산 같은 타격을 필두로 타선 전체가 연쇄 폭발한 덕에 키움은 롯데를 최종 11-2로 완파하고 하루 전 6-12 패배를 되갚았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371까지 끌어올렸다. 2위 강백호(0.357)와 격차를 1푼 넘게 벌리며 타격왕 대역전극을 향해 한 걸음 더 달아났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