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나이 다양해야 서사와 장르도 산다”

입력 2021-10-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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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전도연·‘내가 죽던 날’의 김혜수·‘정직한 후보’ 라미란·‘디바’ 신민아(왼쪽부터) 등 여성배우들이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한국영화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워너브러더스코리아·NEW

한국영화 다양성을 이끄는 베테랑 배우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다양성 분석
영화속 여성 캐릭터 20대 40% 차지
2019년 이후 30대이상 주연 비중↑
전도연·김혜수·나문희·라미란·신민아…. 한국영화 대표 여성배우들이라 할 만하다. 이들이 한국영화 다양성을 향한 변화의 주역으로 꼽혀 눈길을 끈다. 조혜영 영화평론가는 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든든)을 통해 5일 내놓은 칼럼에서 이들이 “오랜 경력으로 활동한 배우”로서 지난해 “남녀 주연의 연령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주연 연령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여성 캐릭터, 남성에 종속됐다”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짐승들’의 전도연(48)과 ‘내가 죽던 날’의 김혜수(51)를 비롯해 ‘오! 문희’ 나문희(80), ‘정직한 후보’ 라미란(46), ‘디바’ 신민아(37)는 지난해 스릴러·드라마·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했다. ‘오케이마담’ 엄정화(52),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의 이정현(41), ‘조제’ 한지민(38) 등도 합류했다. 조 평론가는 칼럼에서 캐릭터와 주연 배우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분석했다.

이를 보면 2009∼18년 매년 흥행 50위권, 모두 468편의 한국영화 중 여성 주연 캐릭터는 20대(40.1%)가 가장 많았고, 30대(31.9%)가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은 30대 42.4%, 40대 32.4%였다. 이는 “여성이 주도하는 서사는 젊음이 중요한 요소인 청춘로맨스나 성장물에 몰려 있거나, 다른 장르라도 로맨스 서사에서 남자 주연의 이성애적 대상이 되는 역할에 한정”된다는 분석이다. 남녀가 함께 이끄는 서사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종속될 가능성”도 많다고 봤다. 이는 “캐릭터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결국 캐릭터와 서사의 다양성”을 해치는 경향으로 흐른다고 지적했다.

“주연 나이의 다양성=서사·장르 다양성”
흐름은 “배우들의 경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조 평론가는 썼다. 여성배우들은 20∼30대보다 “연기 경력이 무르익고 장르영화에서 삶의 깊이나 직업적 노련함을 보여줄 수 있는 40대에는 주연 기회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40대 여성배우 주연작은 11.4%에 그쳤다. 하지만 남성은 40대까지 주연으로서 “경력을 연장”할 수 있다. 60대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지만, “모성이나 억척의 특징을 가진 ‘할머니’ 캐릭터 서사”가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심지어 이는 “평균적 출연료의 차이”로까지 이어진다. 칼럼은 “주연으로 경력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남성배우들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출연료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10년 동안 고착화한 흐름은 2019년 이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조 평론가는 봤다. 여성감독·주연작 비율이 높아지면서 ‘82년생 김지영’ ‘가장 보통의 연애’ ‘뺑반’ ‘걸캅스’ 등 속 여성 주연 캐릭터 나이대가 30대(33.3%)와 20대(30%)로 이전과 달라졌다. 지난해에도 30대(42.9%)가 더욱 많아졌다. 30대 남성(35.7%)과 40대 남·녀 각 28.6%·25% 등 성별 “연령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게” 됐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조 평론가는 “주연의 다양한 나이는 다양한 여성 서사와 장르를 가져오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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