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현장 Q&A] 황인범~손흥민~김민재, 한국축구를 구한 유로 영웅들

입력 2021-10-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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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한국이 시리아를 상대로 2-1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치열한 레이스를 이어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3차전 홈경기에서 황인범(루빈 카잔), 손흥민(토트넘)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9월 1·2차전에서 1승1무(승점 4)로 ‘절반의 성공’에 그쳐 승점 3이 필요했던 경기라 내내 긴장감이 가득했고,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으로 귀중한 승점 3을 확보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원정 4차전을 펼친다.


Q = 경기 전부터 장외신경전이 대단했다.



A = 시리아 니자르 마흐루스 감독이 전날(6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비자 문제로 유럽파 2명(모하메드 오스만·아야스 오스만)이 방한하지 못했다. 대체선수도 행정상 착오로 불참했다”며 한국 측에 책임을 돌려 논란이 촉발됐다. 홈 텃세로 비쳐질 민감한 얘기였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즉각 반박했다. 시리아축구협회가 이중국적자인 둘의 비자·격리 면제 신청을 자국 여권으로 진행해 빚어진 사태라는 것이었다. 비자는 시리아 여권으로 처리됐는데 시리아대표팀 매니저가 여권을 갖고 이동해 이들이 입국할 수 없었다. 오류를 자초해놓고 남 탓으로 돌리려다 오히려 망신살이 뻗혔다고 볼 수 있다.


Q = 유럽파를 비롯해 최정예가 출격했다.



A = 벤투 감독은 이미 베스트 진용을 약속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공격수 황의조(보르도), 윙 포워드 황희찬(울버햄턴) 등 유럽파 삼총사가 모두 선발 투입됐다. 중앙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도 선발로 나섰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중앙 침투가 좋은 송민규(전북 현대)를 선발로 세워 중앙-측면을 연계한 스위치 플레이를 시도한 부분이다. 전방위적 압박과 2선의 돌파로 상대를 파괴하겠다는 의도로, 손흥민은 날개가 아니라 원톱 황의조의 뒤를 받치며 경기를 풀어갔다. 빠른 템포를 유지한 한국은 찬스를 많이 만들고 공간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흐름을 주도했다. 다만 전반에만 황희찬이 3차례 결정적 찬스를 놓치고, 황의조가 단독 기회를 날려 어려운 경기를 했다.


Q = 그럼에도 해외파가 큰일을 냈다.



A = 스코어 1-1이던 후반 44분 손흥민의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홈 3연전에서 승점 5를 확보하는 데 머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쓸 뻔 했다. 가장 절박했을 때, 벼랑 끝에서 한국축구를 구한 것은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발전시킨 에이스들이었다. 손흥민의 결승골을 헤더로 어시스트한 김민재의 정확한 타점과 위치선정도 칭찬할 만 했다. ‘중원 사령관’ 황인범(루빈 카잔)도 대단했다. 후반 초반 균형을 깬 득점으로 이어진 중거리 슛으로 ‘벤투 황태자’ 면모를 과시했다.

Q = 홍철(울산 현대)이 측면 수비를 책임졌는데.



A = 이성 문제로 추문에 휩싸인 홍철의 투입이 황당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벤투 감독의 평소 생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축구계 의견을 종합하면, 벤투 감독은 국가대표의 최우선 덕목을 경기력으로 본다. 어지간한 논란에는 꿈쩍하지 않는다. 장현수가 병역문제로 퇴출된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KFA가 애를 먹었다는 얘기도 있다. 현실적 이유도 있다. 부상을 털어낸 김진수(전북)가 대안이었으나, 홍철이 ‘벤투호’에 익숙해진 시점에서 무리한 변화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안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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