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키움 조상우.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조상우는 올해 가장 중요한 성과 하나를 놓쳤다. 2020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포함돼 프로 인생에서 마지막 군 면제 기회를 얻었다. 올림픽 6경기에서 146구를 던지며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4위에 그치며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군 면제 기회가 사라진 조상우는 올 시즌 후 공익근무를 할 예정이다. 군 입대를 결심한 뒤 그는 줄곧 “저는 잠시 어딜 다녀와야 해서(웃음)”라며 마지막을 예고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그에게는 벼랑 끝 승부였다.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가 마지막일 것만 같았지만, 팀 동료들과 함께 한 차례 기적을 만들었다. 정규시즌 막판 3연승을 통해 극적으로 포스트시즌(PS)행 막차에 탑승했다.
조상우는 1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이 역시 그에게는 마지막일 수 있었던 경기. 8회말 2사 2루서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을 상대하기 위해 출격했다. 4-2로 앞선 가운데 힘차게 공을 던졌으나, 김재환에게 우월 2점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어렵사리 8회를 마친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불펜으로 옮겼다.
다행히 한 차례의 반전이 다시 그를 도왔다. 타선이 9회초 공격에서 다시 7-4 리드를 만들어줬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상우를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조상우는 무사 1·3루, 1사 만루 위기에 거듭 몰렸으나 침착하게 끝까지 3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올해 첫 PS 무대에서 던진 공은 무려 43개. 그래도 1.1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를 낚았다.
정규시즌부터 이미 ‘마지막’을 예고한 조상우는 벼랑 끝 승부가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늘 제 몫을 해왔다. 강속구보다 빠른 투혼의 불꽃을 던지고 있는 조상우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