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클래스’, ‘SKY캐슬’·‘펜트하우스’ 못 넘었지만 셀프 만족 [종합]

입력 2021-11-02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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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하이클래스’(연출 최병길 극본 스토리홀릭)가 끝났다.

1일 방송된 ‘하이클래스’ 16화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에서는 송여울(조여정 분)과의 격렬한 대치 끝에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안지용(김남희 분) 모습이 담겼다.
이날 송여울(조여정 분)은 아들 안이찬(장선율 분)을 납치해간 안지용(김남희 분)의 연락을 받고 테마파크로 향했다. 하지만 안지용은 안이찬의 위치는 알려주지 않은 채 무기명 채권만을 챙겨 도망쳤고, 이에 송여울은 온 테마파크를 뒤지고 서야 회전목마 안쪽에 갇혀 있던 안이찬을 발견하고 안도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무기명 채권을 확보하고 기쁨을 만끽하던 안지용은 결국 매기 첸(정영주 분)에 의해 살해당하며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이후 황나윤은 딸 황재인(박소이 분)과 함께 홍콩으로 돌아갔고, 송여울은 제주도에 법률사무소를 개업해 오순상(하준 분)과 함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남지선(김지수 분)은 시신 유기 혐의를 인정하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한편, 차도영(공현주 분)은 연예계를 은퇴하고 플라잉 요가 강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인생이라는 뜻하지 않게 밀려오는 파도에 모든 것이 무너져 잃어버렸던 때가 있었다. 아마도 넘어지고 또 넘어지겠지만 이제 나는 내게 닥친 파도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다”라는 송여울 내레이션이 극의 대미를 장식했다.
‘하이클래스’는 남편 안지용이 감추고자 했던 비밀과 악행을 파헤쳐가는 송여울과 얽히고 설킨 인물들을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채 막을 내렸다. 자신 민낯을 마주하고 대처하며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각 인물 성장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라는 제작진 자평이다. 이에 제작진은 ‘하이클래스’ 자랑을 늘어놓은 종영 풀이를 내놨다.


● 조여정 진가

제작진은 “‘하이클래스’에서 조여정의 진가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조여정은 남편의 살인범으로 몰리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전직 변호사 ‘송여울’ 역을 맡아, 하나뿐인 아들을 지키기 위해 강인해져야만 하는 엄마이자 남편이 감추고 있던 비밀들을 파헤치고자 하는 변호사로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뿜어내 시선을 압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단한 어조가 돋보이는 명품 딕션과 감정에 따른 디테일한 표정 변화까지 한층 깊고 섬세해진 연기력을 선보여 몰입도를 수직 상승시켰다. 특히 믿고 싶지 않았던 남편의 악랄한 실태를 마주하고 배신감, 상실감,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여 허탈한 미소와 함께 쏟아낸 조여정 눈물 열연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 김지수·하준·박세진·공현주 등 열연

제작진은 “조여정과 함께 김지수, 하준, 박세진, 공현주를 비롯한 모든 배우 활약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김지수는 국제학교의 여론을 쥐락펴락하는 모태 금수저 ‘남지선’으로 분해 송여울과 대립하는 것은 물론, 완벽한 가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은 “하준은 국제학교 교사로 신분을 위장한 흥신소 해결사 ‘오순상’으로 분해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훈훈함을 자아냈다. ‘황나윤’ 역을 맡은 박세진은 청순한 비주얼로 눈길을 끈 데 이어 굴곡 많은 황나윤 서사를 집중하게 하는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공현주는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왕년의 톱스타 ‘차도영’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 극에 활력을 더했다”고 각 연기 평가를 내놨다.
또한, “김남희는 송여울, 황나윤의 남편 ‘안지용’으로 분해 악랄 끝판왕 면모로 소름을 유발했고, 황나윤의 친모 ‘심애순’ 역의 서정연은 애틋한 모성애를 터뜨렸다. 우현주(도진설 역), 윤인조(노아맘 역), 강연정(유빈맘 역), 이가은(레이첼 조 역), 이채민(안비서 역), 김영재(이정우 역), 최성준(곽상건 역), 김진엽(정미도 역), 김성태(알렉스 코머 역), 권혁(구용회 역) 등 성인 연기자들부터 박소이(황나윤 딸 황재인 역), 장선율(송여울 아들 안이찬 역), 김지유(남지선 딸 이준희 역), 서윤혁(차도영 아들 곽시우 역) 등 아역군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배우는 각자의 캐릭터에 녹아 든 열연을 보여줬다”고 연기자들 칭찬했다.


● 속단 불가 전개의 끝! 역대급 충격 반전

제작진은 “‘하이클래스’는 매회 한치 앞도 속단할 수 없는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송여울이 유일한 친구로 믿고 의지했던 황나윤의 정체, 죽은 줄 알았던 남편 안지용의 죽음 조작과 계략, 황나윤의 생존을 비롯해 남지선, 오순상, 차도영 등 각 인물이 감추고 있던 비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욕망을 위해 도진설 살인을 사주한 데 이어 아내인 송여울, 황나윤을 살해하고자 한 것도 모자라 아들 안이찬을 납치하기에 이른 안지용의 극악무도한 악행이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 흡입력 폭발! 최병길 감독의 텐션 조절 연출

제작진은 “‘하이클래스’에는 최병길 감독 특유 연출이 존재했다. 최병길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 표현에 초점을 맞춰 각 인물의 감정과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시키고, 소품을 적재적소하기 활용한 시각적인 디테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연출자 칭찬을 늘어놨다.
제작진은 “반도네온을 기반으로 한 탱고 음악과 클래식한 선율이 더해진 배경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 극의 텐션을 쥐락펴락했다”며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장면 배치로 각 인물의 심리에 공감하게 했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로잡으며 장면에 흡입력을 더한 최병길 감독의 연출에 몰입감을 더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하이클래스’가 남긴 숙제도 많다. ‘SKY 캐슬’, ‘펜트하우스’ 시리즈 이후 나온 아류작이라는 평가는 피할 수 없다. 자녀 교육 문제와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전면에 내세운 점은 ‘SKY 캐슬’, ‘펜트하우스’ 시리즈와 맥을 같이한다. 여기에 특정 계층과 직업군에 대한 불신을 반복해서 심어주는 방식은 작품을 만들기 전 한 번쯤 제작진이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다. 유사 작품이 반복 제작돼 특정 계층과 일부 직업에 대한 ‘불신 심어주기’는 분명 문제다. 작품 속 이야기와 다른 이들도 많다. 계층과 직업을 매도하는 행위는 멈춤이 필요하다. 환상이 아닌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한번쯤 담아줄 보여줄 제작진 용기가 필요하다. 그게 아류작이 아닌 명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하이클래스’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명작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SKY 캐슬’,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답습한 아류작으로 남았다. 제작진은 자평을 늘어놨지만, 현실은 ‘SKY 캐슬’, ‘펜트하우스’ 시리즈보다 못했다. 화제성도 시청률도.
한편 ‘하이클래스’ 최종화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8%, 최고 6.9%,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7%, 최고 6.7%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 또한 수도권 평균 1.8%, 최고 2.3%, 전국 평균 2.0%, 최고 2.5%를 나타냈다.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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