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KBO는 9일부터 열릴 삼성-두산의 PO 엔트리를 8일 발표했다. 삼성은 투수 13명, 포수 3명, 내야수 8명, 외야수 6명으로 30인을 채웠다. 두산도 포지션별 인원은 삼성과 동일하다.
3전2승제 PO는 5전3승제로 치러진 종전과 비교해 운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에 필요하다면 강력한 투수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실점을 막아야 한다. 1점을 짜내기 위한 스페셜리스트 기용도 그만큼 과감해진다.
삼성은 1차전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을 비롯해 원태인, 백정현, 마이크 몽고메리 등의 선발 자원을 모두 엔트리에 넣었다. 선발과 구원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최채흥과 잠수함 투수 김대우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질 경우 스윙맨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최지광, 심창민, 우규민, 마무리 오승환 등 필승계투조도 건재해 마운드 운용 측면에선 두산과 비교해 한결 수월한 게 사실이다.
두산은 PO 엔트리 한 자리에 변화를 줬다. 기존의 박종기가 빠지고, 베테랑 좌완 장원준이 이름을 올렸다. 통산 129승을 올린 KBO리그 대표 좌완투수지만, 최근 4년간 거둔 승리는 3승(9패)에 불과하다.
올 시즌에도 32경기에서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6.75에 그쳤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워낙 풍부한 데다, 박해민-구자욱-오재일 등 삼성의 좌타라인을 봉쇄할 수 있는 카드이기에 활용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어깨 통증을 호소한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이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야수 쪽에선 변화를 주지 않았다. 기존 자원들을 활용해 충분히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김태형 감독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반면 삼성은 관심을 모았던 이학주와 김동엽을 뺐다. 뛰어난 유격수 수비가 강점인 이학주는 9월 17일 이후 1군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막판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탠 내야 자원들이 건강하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기에 갑작스러운 발탁의 명분도 없었다.
김동엽은 언제든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우타 거포지만, 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38(185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으로 부진했고 수비에도 약점이 뚜렷해 PO 출전이 불발됐다. 그 대신 박승규, 김성표 등 수비와 주루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들을 포함시킨 점이 눈에 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