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UAE, 그리고 월드컵 예선 [스토리 사커]

입력 2021-11-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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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맞붙는 아랍에미리트(UAE)는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로, 한국(35위)보다 많이 뒤진다. 최종예선 순위도 한국이 2위(2승2무·승점 8)이고, UAE는 4위(3무1패·승점 3)다. 역대전적에서도 한국이 12승5무2패로 우위다. 친선경기 등을 제외하고 월드컵 예선 무대만 놓고 보면 한국이 6승1무로 압도적이다.

UAE는 중동 국가들이 오일달러로 축구 붐을 일으키던 1980년대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선진축구를 이식하던 시기였다.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과 처음 만난 것도 그 무렵이다. 양 팀은 1990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맞붙어 1-1로 비겼다. 당시 최종예선(아시아쿼터 2장)에 오른 6팀은 싱가포르에 모여 풀 리그를 벌였는데, 이회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대표팀은 4차전에서 이미 최소 2위를 확보한 상태였다. 결국 1위 한국, 2위 UAE가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UAE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는데, 사령탑은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마리오 자갈로 감독이었다.

UAE를 다시 만난 건 1998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때다. 대회 방식 변경으로 홈&원정으로 열린 경기에서 차범근 감독이 이끈 한국대표팀은 3-0(홈), 3-1(원정)로 모두 이겼다. 당시 ‘템포축구’를 앞세운 한국은 스피드와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한수 위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UAE는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홈에서 이근호(2골), 박지성, 곽태휘의 연속 골로 4-1로 이긴 데 이어 원정에서도 박주영, 기성용의 득점으로 2-0으로 승리했다. 당시 한국은 원정 승리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조광래 감독이 벤치를 지킨 한국대표팀은 UAE를 2-1(홈), 2-0(원정)으로 연파했다. 전성기의 몸놀림으로 주가를 한창 높이던 골잡이 박주영이 2경기 모두 골을 넣어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또 한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소속의 손흥민이다. 조광래 감독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유망주 손흥민을 전격적으로 발탁해 많은 기회를 줬다. UAE는 19세 손흥민이 월드컵 무대를 처음 경험한 상대였다. 홈경기에선 후반 28분 투입됐고, 원정에선 후반 시작과 함께 들어갔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가 인상적이었다.

10년이 흐른 지금,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 공격수이자 국가대표팀의 주장이다.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UAE전은 2년 만에 관중 입장이 허용된 A매치다. 팬들 앞에서 더 힘이 난다는 손흥민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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