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7 진입…두산 페르난데스는 이 가을을 끝내고 싶지 않다 [KS 리포트]

입력 2021-11-1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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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까지 보름. 타격에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면, 한창 달아올랐다 식어도 이상하지 않은 기간이다. 여기에 정규시즌 몇 배의 피로도가 더해지는 포스트시즌(PS) 무대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3·두산 베어스)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어느새 단일 PS 톱7에 진입했다. ‘500%’의 페르난데스는 이 가을을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


페르난데스는 올해 PS 9경기에서 타율 0.500(40타수 20안타), 1홈런, 13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몰아치기가 아닌, WC 결정전부터 KS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만든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앞선 가을과 다르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첫해인 2019년 4경기에서 타율 0.077(13타수 1안타)로 침묵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타율 0.239(46타수 11안타)로 좋지 않았는데,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세 번째 가을을 즐기고 있다.


두산이 WC 최초로 KS에 오른 만큼 벌써 9경기에 출장했고, 이 기간 내내 뜨거우니 쌓인 누적지표가 적지 않다. 벌써 20안타. KBO리그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단일 PS 20안타 고지에 오른 것은 올해 페르난데스가 역대 7번째다. 페르난데스는 2004년 김한수(당시 삼성 라이온즈), 2008년 이종욱(당시 두산 베어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주목할 대목은 김한수와 이종욱을 비롯해 페르난데스에 앞서 단일 PS 20안타를 달성한 6명 모두 최소 10경기 이상을 뛰며 결과를 만들어냈다. 페르난데스는 KS 2차전까지 9경기 만에 이 기록을 만들어냈으니 집중도는 더 뜨겁다.


단일 PS 최다안타 1위는 2015년 허경민(두산)의 23개. 당시 그는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KS까지 14경기를 뛰며 23안타를 뽑았다. 페르난데스와는 단 3개차다. KS는 최소 2경기, 최대 4경기가 더 남아있다. 페르난데스의 뜨거운 감을 고려하면 신기록 작성이 어렵진 않겠지만, 개인 기록을 떠나 팀을 위해서라도 이 가을을 이대로 끝낼 리는 없을 터다.


페르난데스는 삼성과 PO 2경기에서 9타수 5안타 3타점을 올리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바 있다. 당시 그는 2차전 데일리 MVP였던 강승호와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WC 결정전부터 KS까지 치르며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강승호가 “지금 내 상태는 120%”라고 답하자, 페르난데스는 “난 500%”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500%라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고, KS 2차전까지도 뜨거운 감을 보여줬다.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지친 기색을 보이는 가운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향해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이 가을을 자신의 계절로 만들고 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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