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이닝+0.1이닝+0.1이닝…고개 숙인 김재환, KT 조현우는 악마였다 [KS 리포트]

입력 2021-11-17 2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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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KT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중립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등판한 KT 조현우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경기 1이닝 소화. 아웃카운트 3개만 잡아냈으니 언뜻 보면 기여도가 높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경기 중후반 결정적인 순간, 상대팀의 가장 강한 타자를 상대해 모두 아웃카운트를 이끌어냈으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활약이다. 적어도 올 가을, 김재환(33·두산 베어스)에게 조현우(30·KT 위즈)는 악마 그 자체였다.

조현우는 올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까지 3경기에 개근 도장을 찍었다. 소화한 이닝은 1이닝. 세 경기 모두 0.1이닝씩만 소화했다. 조현우에게 아웃카운트를 헌납한 건 세 번 모두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시작은 14일 1차전. 조현우는 4-1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김재환. 장타를 허용하면 쿠에바스 역투의 빛이 바라며 경기 후반 양상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조현우는 공 2개로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고, 자신의 역할을 마무리했다.

조현우는 15일 2차전 6-0으로 앞선 8회초 또 한번 마운드에 섰다. 2사 2루 위기, 이번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상대였다. 조현우는 페르난데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고영표의 승계주자에게 홈을 허용했다. 후속타자는 김재환. 조현우는 실점의 아쉬움에도 동요하지 않고 김재환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공 4개 모두 슬라이더. 김재환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17일 3차전에도 역할은 같았다.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 더 결정적인 상황이었다. 조현우는 두 차례 파울을 유도해 볼카운트 2S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3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재환은 타석에서 한참을 아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공과 배트의 거리가 상당했다. 이번 가을, 결정적 찬스에서 세 번 모두 같은 투수에게 당했으니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조현우는 김재환 상대 통산 10타수 2피안타로 강했다.

이강철 감독은 KS를 앞두고 “대타를 내기 힘든 강한 좌타자 상대로는 (조)현우를 쓸 것”이라고 굳은 신뢰를 보였다. 정규시즌 49경기서 6홀드, 평균자책점(ERA) 2.61을 기록하며 쏠쏠히 활약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었다. 조현우는 그 신뢰에 부응하며 김재환 상대 악마로 자리매김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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