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하늘 감동시키자” KT 더 미팅, 144+1+4G 매직 [KT V1]

입력 2021-11-19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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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시즌 중반부터 선두를 질주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듯했다. 수성의 경험이 없으니 쫓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순간, 전면에 나서길 꺼리던 최고참이 모처럼 만에 미팅을 소집했다. “하늘을 감동시켜보자”는 진심어린 호소. KT 위즈는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그때 받은 탄력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통합우승의 동력이 됐다.


KT와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 144경기까지 동일한 발걸음을 유지했다. 결국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까지. 삼성을 1-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KT는 KS에서도 질주를 이어가며 통합우승을 해냈다. 타이브레이커 승리 이튿날, 박경수(37)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모두가 흔들릴 때,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로 자신감을 끌어올렸냐고 묻자 그는 대뜸 유한준(41)의 이름을 꺼냈다.


“정규시즌 8경기 남았을 때로 기억한다. (유)한준이 형이 미팅을 소집했다. ‘흔히 우승은 하늘이 점지한다고 하지 않나. 그럼 우리가 하늘을 한번 감동시켜보자. 그래야 우리를 점찍지 않겠나.’ 이런 내용이었다.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줬고, 한준이 형도 미팅 후 적극적인 슬라이딩으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더 미팅’, 효과는 상당했다. 10월 30일 SSG 랜더스와 정규시즌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할 가능성까지 있었다. 선수단은 타이브레이커나 KS보다 이때가 더 긴장됐다고 꼽는다. SSG전 승리로 타이브레이커에 올라섰고 거기서도 승리했다. 유한준의 바람처럼 KT는 하늘을 감동시켰다.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S를 앞두고는 별다른 미팅이 없었다.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우승을 결정지은 배제성은 “미팅 같은 것 하나도 안 했다. 우리는 이미 정규시즌 최종전부터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냈다. 세리머니도 따로 안 맞췄다. 거창한 미팅으로 부담을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는 각오다. 우리는 미쳐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이 안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결과로 증명했다. 이강철 감독도 KS 내내 “매번 이 얘기만 하는 것 같은데 정규시즌 최종전과 타이브레이커를 이겨낸 기운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되풀이했다.


쫓기던 후배들에게 던진 분명한 메시지. 그리고 그라운드에 몸을 내던지는 최고참의 투혼. 이후에는 미팅이 필요 없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이때 얻은 자신감은 144+1+4경기까지 이어졌고, 내년 이후 지속 가능한 강팀의 밑거름이 될 터다.


2021년 ‘팀 KT’는 하늘을 감동시켰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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