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경쟁’ 대구-제주, 들러리는 사양해…우승 원해? 우릴 넘어! [사커토픽]

입력 2021-12-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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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대구FC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선두 전북 현대(승점 73)와 2위 울산 현대(승점 71)가 펼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우승경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서다.


대구와 제주는 5일 정규리그 최종전(38라운드)에서 각각 울산, 전북과 격돌한다. 모두 원정경기다. 기나긴 우승다툼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현대가’ 라이벌들의 입장은 다르다. 다득점에서도 울산을 넉넉히 앞서는 전북은 제주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유력하지만, 울산으로선 대구를 무조건 잡고 전북이 제주에 패하기만을 바라야 한다.


그러나 대구와 제주 역시 승점 3이 필요한 원정길이다. 37라운드까지 승점 55를 쌓은 대구가 3위, 승점 54의 제주가 4위다. K리그1에서 3위는 특별한 위치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그저 우승 들러리로 남아 홈팀의 화려한 대관식을 빛낼 손님으로 남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올해의 경우 변수가 생겼다. 역시 ACL 티켓이 주어질 FA컵에서 대구가 결승에 올라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 1차전을 1-0으로 이겨 우승에 바짝 다가서면서다. 11일 홈 2차전이 남아있으나 유리한 입장이다. 대구가 FA컵 정상에 서면 리그 4위도 ACL 티켓을 따는데, 대구는 FA컵 결승 2차전에 앞서 복잡한 변수를 지우고 싶어 한다. 당연히 울산 원정에서 쉽게 물러설 수 없다. 더욱이 울산에 대한 감정도 좋지 않다. 주니오, 조현우 등 핵심자원들이 줄지어 울산으로 향한 여파다.


“FA컵 결전을 앞두고 무력한 패배는 치명적이다. 우리의 몫을 해야 한다. 울산이 우리를 무조건 이기고 우승하는 그림은 상상할 수 없다. 우승을 가르는 예민한 경기에 적당히 힘을 빼고 임하는 것도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는 것이 대구의 단호한 입장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스포츠동아DB


제주도 마찬가지다. 자력으로 ACL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임을 구성원 모두가 깊이 새기고 있다. 대구가 FA컵 준우승에 그치면 제주로선 모처럼의 아시아 무대 도전이 불발된다. 당당히 전북을 넘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길 원한다.

분위기는 좋다. 토종 골잡이 주민규가 지난달 27일 수원FC와 3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꽂아 시즌 22호이자, 개인통산 100호 골을 작성한 것도 전북전을 앞두고 분명 호재다.


대구에도, 제주에도 울산과 전북은 결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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